since.2000.09.07

일본 참치보다 한국 참치가 용량이 더 크더군요. -_-;

한 보름쯤 전에 누군가가 메신저로 ‘거기에서는 뭘 해먹고 사나요?’라고 물으시더군요.
그래서 ‘그냥 한국에서 먹는 거랑 똑같이 해먹고 살아요’라고 대답했는데 그 며칠 뒤에 또 다른 분이 ‘거기서는 주로 뭘 먹나요?’라고 물어보시더군요. ^^;
오코노미야키라든가 이런 것들을 해먹나, 궁금하셨다는데 그런 건 인터넷을 찾아보면 레시피가 있긴 하겠지만 재료를 사서 하는 것보다 나가서 외식 겸 한끼 먹고 오는 게 더 편하더군요. 집에서는 차라리 부침개를 부쳐먹고 있습니다.

우리집은 깍대기와 가전제품만 일본 것이지 나머지 조미료나 기타 재료들은 한국에서 가져온 것들이 태반입니다(바다 건너까지 온 구시다까지…).
일본에 들어올 때 가져온 김치들이 채 끝나기도 전에 얼마전에 엄마가 관광오시면서 또 한 짐 가져오셔서 냉장고에 김치밖에 없는 데다가 심지어 참치캔까지 챙겨 오셨더군요.(친척 언니가 그걸 보더니 박장대소를 했지요)

주로 해먹는 식단도 된장찌개나 김치찌개, 된장국, 콩나물 국 같은 류.
미소 된장국도 가끔 끓이긴 하는데 개인적으로도 같이 먹는 사람 입맛에도 그쪽보다는 우리나라 된장 쪽이 더 맞아서 자주 먹지는 않게 되더라구요(만들기는 편해서 귀찮을 때 한번씩 대충 풀어 끓이면 되니 그건 좋더군요. ^^)
돈까스나 튀김류는 기름이 튀거나 재료들 벌이는 게 아직까지 엄두가 안 나서 시도는 안해봤는데 나중에 친척언니가 와서 가르쳐준다고 하니 그때나 돼야 만들어보지 않을까 싶습니다. ^^;

우리집 음식 맛은… 된장찌개나 국은 된장 맛이 좋으면 어느 정도 커버가 되고 김치찌개 같은 건 김치가 맛있으면 되니까 그럭저럭 먹을만 하더군요(맛이 없으면 사랑의 힘으로 먹으면 되는 겁니다. -_-+) 그 밖의 이런저런 요리들은 점점 간을 맞추거나 하는 데에 요령이 붙고 있는 듯하긴 한데 랭크를 잡는다면 이제 간신히 F랭크 완전수련 정도 아닐까 싶네요.

대나무숲이 가장 좋아하는 게 두부이다보니 한국에서 잘 안 먹다가 자주 먹게 된 게 마파두부 정도겠군요. 마파두부 소스도 물에 풀어 쓰는 분말형태부터 레토르트까지 종류가 다양해서 이것저것 사서 해먹어보고 있는데 대체적으로 다 맛이 괜찮아서 그냥 그날 눈에 띄는 것 사다가 두고 한번씩 해먹고 있지요.

일본은 수퍼에 가보면 식재료들이 정말로 다종다양해서 모님 말대로 동네 수퍼에서 ‘로즈마리’니 ‘바질’이니 하는 향신료까지 거뜬하게 구할 수 있는 점에 놀랐습니다(아직까지 사서 쓸 일은 없었지만 -_-).
과일은 비싼 반면 야채는 잘 보면 그럭저럭 한국이란 비슷한 정도 것도 꽤 눈에 띄고 브로콜리만큼은 한국보다 확실히 싸더군요(큼지막한게 집앞에서 세일하면 100엔씩 함) 여기 오기 전에 한국에서 집안 일을 해보지 않아 비교하긴 어렵지만 생선도 그렇게 비싼 것 같지는 않네요.

지금이야 온지 2달도 채 지나지 않았으니 이런 식단을 유지하고 있지만 점점 뒤로 갈수록 이곳 재료들에도 익숙해지겠지요. 내 손으로 만들다보니 내가 좋아하는 것 위주가 되고 싫어하는 건 잘 안 먹게 되니 좀 위험하긴 하지만(우리집에서 오이가 들어간 요리를 먹는 날은 아마도 없을 듯) 아직까지 저녁 메뉴를 결정하는 건 꽤 재미있네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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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 responses

  1. Tom

    로즈마리랑 바질..
    우리집 화단에서 자알~ 자라고 있는 풀..
    여름 휴가 때 허브 농장에서 2천원인가 3천원인가 주고 사왔는데 용하게 아직까지 잘 크고 있다네. ^^;

    1. 리츠코

      허브가 의외로 잘 안 죽는다고 하더군요. 그거 뽑아서 스테이크 소스 같은 거 만들때 쓰나보던데요. ^^

    2. Tom

      그 잘 안 죽는다는 허브를 두개나 죽인 사람은 어쩌라고.. –;
      로즈마리랑 애플민트를 죽여봤는데….
      물 주는 거 좀만 소홀히 하믄 바로 고사하더라고.
      이틀에 한번 정도는 겉흙이 젖을 정도로 유지해 주는 것이 경험상의 결과. 한데 모아서 집안에 두면 향이 좋아.

    3. 리츠코

      허브는 좀 키우다가 잽싸게 뜯어먹는 거 아님?( ”)

    4. 미사

      키워서 뜯어먹기 -_-?
      혹은 요즘 추세대로라면 크기 전에 얼른 먹자 -_-?

    5. lazydog

      민트는 너무 커지고 질겨져서 먹기 좀 그래 졌고요. (원래 민트가 음식에 들어간거가 좀 글터만요. 차는 좋아하는데 이상하게 애플민트는 느끼해요~) 먹을라고 산거는 바질 하나 뿐이랍니다. 몸이 좀 나아지믄 리조토 해먹을라고요. ㅋㅋㅋ

    6. 리츠코

      미사>헉, 그렇게 풀어 말하니 묘하네요. –;;;
      lazydog>득남 축하드려요. ^^ 건강은 좀 괜찮으신지?
      리조토 이야기 들으니 저도 갑자기 땡기네요. 조만간 한번 해먹어야겠어요. ^^

  2. 민윤

    나 예전에 호주에서 생활할 때 생각나누만! 우리의 최고의 만찬은 참치에 고추장(친구네 엄마가 부쳐준) 비벼먹기 였었음… 글치만 차차 ‘요리’의 맛을 알게되더라… 나중엔 오전내내 요리책만 찾았음.

    1. 리츠코

      고추장 하나만 있어도 훌륭하게 뭐든 만들어 먹을 수 있더군. ^^;;;
      그러고보니 니가 예전에 모씨가 참치 기름까지 넣고 비벼먹는 걸 보고 어이가 없었다가 한 이야기가 기억나네그랴.

  3. 나름대로 고생이십니다 ^^;
    그래도 먹는거에 큰 고생 안하시고 계시는 것 같아 다행이신듯 하네요 🙂

    1. 리츠코

      식사가 전혀 현지화되지를 않았으니 크게 고생은 안 하고 있지요. ^^
      일본 음식점 음식들이 전반적으로 좀 맛이 강해서 요즘은 외식도 잘 안 하게 되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