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ince.2000.09.07

일본에 꽤 가까운 친척 언니가 살고 있어서 주말을 맞아 놀러갔습니다.
카와사키에서 가게를 하고 있다기에 나섰는데 집에서 JR 남부선을 타니 한 20분만에 한번에 가더군요. 거기에서 가게를 구경한 후 얼결에 언니 집이 있다는 요코하마까지 가게 되었지요.
일본에 와서 아직까지 시부야나 하라주쿠, 오다이바 정도밖에는 가본 곳이 없었는데 하루종일 꽤 먼 곳까지 다녀왔네요.


저같은 경우 요코하마라고 하면 그냥 막연하게 차이나 타운이라든가 한국인이 많이 살고 있다든가 하는 단편적인 이미지만 가지고 있었는데 오늘 가본 요코하마 랜드마크 타워 근처-요코하마(橫浜) 미나토(港) 미라이(未來)21-는 엄청나게 번화하고 화려한 곳이었습니다.
안내를 해준 언니는 요코하마에서는 그곳 말고도 이런저런 볼거리가 엄청 많다고 두고두고 와서 보고 가라고 하더군요. ^^

처음 봤을 때는 예전에 오다이바를 갔을 때와 비슷한 인상이었지만(아마도 오다이바와 비슷한 관람차 때문이었을 듯), 오다이바가 아무것도 없는 곳을 개발해 만든 신도시 같았다면 이 요코하마쪽은 원래 있던 어떤 기반 위에 세워진 좀더 깊이 있는 도시라는 느낌이 들더군요.

원래 수선하기 위해 배를 정박시키던 곳을 이런 식으로 공원처럼 만들었다네요.
예전에는 배가 들어왔을 것 같은 곳에 지금은 이렇게 사람들이 드나듭니다.
시즌이 시즌이다보니 온통 거리가 반짝반짝하더군요.
랜드마크 타워 안의 거대한 트리. 크리스마스 시즌에는 건물 안에서 인공 눈이 내린다네요.
우리는 늦은 시간에 가서 보지는 못했습니다만…
아래쪽의 트리와 위쪽의 커튼처럼 내려진 은색 장식의 조화가 멋졌습니다.

오늘 구경한 것 중 가장 멋졌던 것은 역시 랜드마크 타워의 전망대!
이 랜드마크 타워는 296미터, 70층 높은 건물로 맨 윗층 전망대까지는 고속 엘리베이터로 한번만에 올라갈 수 있습니다.
지상에서 전망대까지 올라는 데에는 40초 걸리더군요. 대신 속력이 엄청나서 올라가는 동안 귀가 멍멍해지지요.

처음에 전망대라기에 막연히 ‘야경이 좋겠네’ 하고 갔는데 지상에서 300미터 가까이 떨어진 공간에서 내려다보는 풍경은 상상했던 이상으로 넓고 멀리까지 보이더군요.
낮에도 멋졌겠지만 야경은 오히려 그 화려하게 펼쳐지는 불빛만으로도 어디에서도 보기 힘든 장관이었습니다.

지금까지 기억에 남는 야경이라고 하면 새벽 2시에 봤던 서울 북악 스카이웨이의 팔각정에서 본 서울과 도쿄 마루노우치 빌딩 꼭대기에서 내려다봤던 도쿄 시내가 있는데, 그 둘과는 비교도 안 될 정도의 스케일이었지요. 집에 와서 찍어온 사진들을 보고 있으니 마치 우주에서 지구를 내려다보고 온 느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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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 responses

  1. Tom

    다음 여름 즈음에는…
    아이들(!) 태우고 북악스카이 웨이에 올라 볼까나…
    가 본 지 20년쯤 됐는데. ^^;

    1. 리츠코

      여름까지 갈 것 없이 꽃피는 봄날에 움직여보심이. ^^

    2. Tom

      그거이 왜 여름인가 하믄…
      아기 때문에 봄까지는 먼 데까지 다니는 건 조심해야 할 거 같아서. 뭐, 대충 데리구 다녀도 되긴 한다만..

  2. 으아…. 장난 아닙니다;;
    가보고 싶어지는…… ㅠㅠ

    1. 리츠코

      호호, 이렇고 저렇고 그런 것들을 지르기위해서라도(…) 다시 오셔야지요.( ”)

  3. 야경 진짜 멋지네.
    왠지 야경 좀 보러 가 줘야 할 거 같고… 막 그렇군. 어디 높은 아파트라도 좀 찾아갈까 보다.

    1. 리츠코

      서울에서는 북악스카이웨이의 팔각정도 꽤 괜찮더군. ^^

  4. 야경 끝내준다-0- 산도 없는데다 워낙에 높으니 정말 볼만하구먼;; 연말의 요코하마 하면 역시 <유리가면>이지! (뜬금없이)

    1. 리츠코

      유리가면 배경이 요코하마였던가요? 그런 걸 기억하고 있는 선배야말로 *타*….

  5. 삭은이~

    요코하마 차이나타운 거리쪽이 꽤 멋졌었네요. 주말 낮에 가보면 북적북적 꽤 볼것도 많고 재밌었습니다.

    그렇지만 요코하마에서 제일 기억나는건 크레페 였음. 차이나타운 끄트머리쯤 어떤 할아버지가 직접 구워파는 작은 가게가 있었는데 정말 맛있었군요. OTL

    1. 리츠코

      다음번에는 낮에 그쪽으로 가봐야겠네요.
      일본에는 크레페 집이 꽤 많이 보이더군요. 그리고 대개 맛도 있는 것 같더란.

  6. siyang

    에엣~! 요코하마 갔었을때 관람차는 탔었지만, 미나토 미라이라는건 있는줄도 몰랐어요!!!

    굉~장~히 멋지네요. 나중에 꼭 가봐야겠습니다. 마음이 설레네요:)

    1. 리츠코

      랜드마크 타워와 저 주변을 미나토 미라이 21이라는 프로젝트로 개발한 모양이더군요. 밤에 보면 더 멋있는 곳이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