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ince.2000.09.07

작년에 열흘을 잡고 한국에 가니 오가는 하루씩 빼고 너무 짧아 이번에는 아예 3주를 잡고 나선 여행길이었는데 그래도 짧기는 마찬가지고 체감 기간은 열흘과 같네요..;

이번에는 여행 목적이 확고하게 집에서 엄마가 해주는 밥을 먹으며 구른다, 였던지라 가능하면 약속도 거의 안 잡고 메신저도 안 켜고 그냥 내내 엄마랑 놀았는데 그래서 결과적으로 대개 동네 아줌마분들-한 동네에 20년을 가까이 살다보니…-이 사주시는 점심 맛집 투어와 엄마가 최근 심취하신 청계산 근처의 주말 농장에서 푸르른 상치밭을 바라보며 점심 먹기(…)로 보낸 시간이었습니다. 오는 길에 생각해보니 이번에는 강남역도 한번인가 나갔던 것 같고(그것도 약속 장소만 나갔다가 집으로 복귀) 코엑스몰은 근처까지는 갔었으나 아래에 구경은 하지도 않고 정말 오로지 집 근처의 베니건스(가까워서)를 애용해주었습니다..;
그래도 바쁜 시간 내서 만나주신 분들, 메신저로 접속을 안해서 미처 약속을 못잡았으나 밥 사주시겠다고 챙겨주신 분들 모두 매번 감사합니다.

그러고보니 지난 가을에 급하게 나갔다 온 이후로 처음 하는 비행기 여행이었는데 최근에는 정말 한국-일본간의 여행에는 써야 할 서류 작업이 왕창 줄었더군요. 재입국 관련 한장으로 들어갔다 나올 수 있어 정말 무슨 국내 여행쯤 되는 기분이 들 정도였습니다.
처음에 비행기 탈 때는 2시간 전에 공항에 도착 안하면 비행기가 날 버리고 가기라도 할 것 같았는데 요즘은 (특히나 김포 쪽에서 탈 때는) 한 40분쯤 전에 들어가는 여유를 부리게 되네요.

어제 비행기에서 내리자마자 훅 하고 몰려오는 한국의 약 2배쯤 되는 습도 높은 공기에 ‘아, 일본이구나’를 느꼈는데 오늘은 하루종일 비가 와서 그런지 창을 열어두니 비교적 선선한 바람이 들어와 살만한 날씨로군요.

대나무숲이 워낙 자취 생활이 길어서 비운 동안 집은 알아서 적당히 유지해주리라 믿고 크게 걱정은 안 하고 다녀왔습니다만 그래도 다녀오니 소소하게 치울 곳들이 보여 아침 나절에는 한 한시간 반쯤 (그야말로) 격하게 집안 정리를 하고 한 두시간쯤 정신없이 곯아떨어졌습니다…;

내일은 정기검진일, 그리고 주말에는 가을이의 출생지(?)가 결정되는 중요한 병원 면담이 있으니 이제 다시 일상으로 복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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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 responses

  1. 잘 돌아가셨다니 다행입니다 ^^
    (… 라지만 이미 마비에서 뵈었잖….)

    1. 리츠코

      요즘 저도 마비 접속을 자주 안하다보니 뵙기가 힘드네염.

  2. 미사

    잘 돌아갔군~ ^^ 이번에 검진 가면 아기 성별을(그 책의 주인공과는 달리 우아하게;;) 확실히 알게 되려나?

    1. 리츠코

      그 책 정말… 죽이던데요. 보다 쓰러졌음. 특히 막판에 그 ‘페넬로페와 오디세우스’가 대체 누구냐고 부르짖는 부분이…;

    2. 미사

      근데 더 무서운 건 남편이 그 말을 듣고서야 비로소 주인공 말을 믿어줬다는 점이야 ㅠㅠ 심지어 주인공 친구마저 <페넬로페와 오디세우스가 누구냐>고 묻지를 않나…;;

  3. 엇.. 벌써 돌아가셨군요..
    애기 낳으시면 더 만나뵙기 힘들거 같았는데, 못뵈서 아쉽네요.. ^^;;
    건강한 아기를 낳으시길 빕니다~ >_<

    1. 리츠코

      메신저 접속을 안해서 연락도 못 드리고 들어왔네요. : ) 다음번에 뵈어요. ^^

  4. gample

    필승순산~(…)

    1. 리츠코

      필승….;

  5. jjaya

    잘 돌아갔구료^^ 오가느라 수고하셨음~ 면담 좋은 결과 있기를.. ^^

    1. 리츠코

      제가 수고할 거야 있었나요. ^^; 면담 결과가 좋아야 할텐데 말이예요. 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