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기님이 다육이들 들이는 거 보면서 괜히 나도 드릉드릉 새 식물이 땡겨서 이것저것 질렀다.
정리하고 보니 일부러 비슷한 모양은 피해서 사게 되는 듯.
오른쪽 다육이 이름을 보고 아니 저건 너무 내 취향!(…)이라 사려고 보니 다육이값=배송비길래 뭘 하나 더 살까 둘러보다 예전에 한번 실패한 적 있는 황금세덤을 골랐다. 희성은 탑돌이였는데 희성미인은 세덤 종류라고.(대체 무슨 기준으로 이름을 짓는 건가)
처음 주문해본 가게였는데 받고보니 황금 세덤이 웃자란 게 많은 데다가 어째 빛을 제대로 못 봤는지 이름값을 못하고 연둣빛으로 와서 한동안 내놓고 바짝 구운 다음(빛을 많이 받으면 노란색이 됨) 위로 올라온 숱 좀 쳐서 정리해줘야 할 것 같다.(그리고 다시는 여기서 주문 안 할 듯…)
안수리움 옆에 비슷한 느낌으로 하나 더 두면 예쁠 것 같아 고른 아글라오네마.
얘도 종류가 무수히 많고 잎색에 따라 이름도 다 다르던데 내가 고른 건 오로라 아글라오네마였다. 나는 흰색/녹색 조합보다는 룬데리 파티타임도 그렇고 녹색에 화려한 색이 섞인 게 취향.
거실 잘 보이는 데에 둘 거라 일단 슬릿분에서 자리잡는 거 보고 우리집 환경에 맞는다 싶으면 보기 좋게 토분으로 옮겨줘야겠다.
그리고 디컨 코랄리프와 사연 있는 오마카세 제라늄.
원래 월요일에 제라늄 세 개를 주문해뒀는데 그 다음다음날인가, 오전에 모르는 핸드폰 번호로 전화가 걸려와서 받았더니 제라늄 가게였다.
주문한 것 세 개 중 하나는 품절이 됐고 하나는 확인해보니 상태가 ‘보내면 욕 먹을 것 같다’며 어떻게 할지 묻길래 일단 다 취소해주면 새로 골라 주문하겠다고 하고 끊었다.
약간 사투리 섞인(택배 주소 보니 대구더라…) ‘보내면 욕먹을 것 같다’는 말이 묘하게 웃겨서 그날 하루종일 한번씩 생각이 났는데 더 웃긴 건 그날 밤 새로 주문을 넣고 다음날 또 전화가 왔다.
어제 밤에 새로 주문한 두 개 중 하나가 또 품절이란다.
순간 너무 웃겨서 정중하게 ‘그래서 지금 어떤 걸 가지고 계시냐’고 묻고 싶었는데, 주인도 당황한 목소리로(왜 이 사람은 없는 것만 시키지 했을지도?) 생각하던 게 있으면 주문한 것보다 비싼 거라도 상관없이 보내주겠다고.
근데 내가 제라늄을 많이 아는 것도 아니고 미리 이것저것 생각해둔 것도 아니어서 주문했던 거랑 비슷한 모양으로 알아서 보내주세요, 했는데 막상 전화 끊고 나니 어떤 꽃이 올지 은근 기대되는 효과가 있었다.(오르님 말로는 오마카세 제라늄이냐고. 😂)
도착한 건 이름표에 K-금비 라고 붙어있는 걸로 봐서 국내에서 만든 개량종인 듯한데 아직 꽃이 안 피어있어서 찾아보니 내가 원래 사려던 것과 최대한 비슷한 걸 골라 보낸 것 같아 그럭저럭 만족했다. 더 비싼 것도 상관 없다더니 가게에서 파는 가격은 내가 받은 게 더 비싸긴 하더란.
금비라는 제라늄이 어떤 건지 찾느라 이래저래 검색하다보니 얼결에 제라늄에 좋은 알비료 정보까지 찾아서 주문해뒀다.
집에 뼈대만 남은 제라늄이 네 개나 있는데, 두어차례 화려하게 피고 나니 기력이 다했는지 잎을 못 올리는 와중에도 비실비실(…) 꽃을 올려서 보기 안쓰러울 정도라 거기에도 좀 뿌려주고 이번에 산 것들은 비료 적절히 줘가면서 오래 풍성하게 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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