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는 작년보다 책을 좀더 읽어야지, 생각했는데 막상 린양이 개학하니 학기초가 정신없이 흘러가고 지난주에 학부모 면담까지 마치니 이제야 한 텀 끝난 기분.
지난달인가, 도서관 드나들 정신이 없던 차에 리디북스에서 마침 삼국지 전권 세트가 할인가에 떴길래 좋아하는 책이라 공간 차지할 걱정 없이 질렀다.
이 책을 처음 읽었던 게 연합고사(요즘 애들은 이게 뭔지로 모르겠구나) 끝나고 지금처럼 선행학습이네 뭐네 하는 게 별로 없던 시절이니 시간도 많았던 데다가 당시 담임 선생님이 애들에게 무조건 읽으라고 권하신 작품이기도 해서 손에 잡았는데 정말 중반 넘어가면서는 거의 하루에 두어권씩 읽어내렸던 것 같다. 연합고사 끝나고 고등학교 입학 전까지 3-4바퀴는 족히 돌았던 듯.
그때만 해도 정말 나오는 인물들이 어쨌거나 하나같이 꽤 근사해 보였다. 그 중에 제일은 역시 제갈공명이었고.
그 뒤로도 전혀 다시 안 펴본 건 아니지만 다시 처음부터 작정하고 잡은 게 한 20여년만인 건데…
도입부의 유비와 상산초옹의 이야기를 읽으면서 ‘현실에서는 이렇게 밑도끝도 없이 해주면 결국 호구인거야!’라고 버럭 했는데 그 뒤로 주먹구구로 덤비는 장비에 짜증나고 지금 보니 진짜 이렇게 우유부단하고 체계도 없이 도대체 어떻게 한 자리 차지했던 거지? 싶은 유비에, 각 군주들이 연합했다 옥새 때문에 제각각 흩어지는 건 정말 찌질해서 괴롭다. ㅠ.ㅠ (열심히 본다 한들 책에서는 도판으로 초선이가 벗을 것도 아니잖아? -_-) 게다가 싸우면서 어찌나 허세들을 떠는지 정말 손발이 자동으로 오글오글한데….
평소 읽는 속도라면 지금쯤 대충 후반부까지는 갔어야하는데 정말 진도가 안 빠져서 이제 간신히 3권 돌입. 도서관에 신청한 책 두 권이 들어올 때까지는 버티려고 잡은 거라 어쩌면 그게 들어오는 게 먼저일지 알 수 없는 상황.
일단 적벽대전까지만 가면 되지 않을까 싶은데 아직도 유비는 그노무 인의를 빙자한 우유부단함으로 자리를 잡을만하면 정처없이 떠돌고 있고 나는 과연 이번에 이걸 10권까지 다 읽을 수 있을 것인가….
14 responses
저는 정비석으로 읽었어요. 관우 싸가지가 대기권을 돌파함.
이전 아는 선배님이 이문열 번역이 어디어디가 잘못 되었다고 하나하나 지적하신 적도 있었습니다. 정비석 것도 괜찮지만 전 차라리 초한지를 추천하고 싶네요…
이문열판이 오역도 꽤 있다고 말이 많았죠. 어릴 때 읽던 걸 오랜만에 다시 보고 싶어져서 고른 것도 있어서 아마 대충 다 보고 나면 다시 요즘 작품들을 고르지 않을까 싶네요. : )
이문열 아닌걸로 읽어보지
차라리 그럴 걸 그랬어.
@ksj450 @tw_Ritz ㅋㅋㅋㅋ ㅠㅠㅠㅠ 전 저거 애니는 안 봤지만 주제가 싱글이. 처음 사는 미야노 마모루 앨범이었던 기억이..(쿨럭쿨럭
@ksj450 @tw_Ritz 아 삼국지(본문을 어제 자기 전에 읽어서 삼국지 부분을 잊고 있었;;)
@marchhare42 @tw_Ritz 저걸 보고나면 차라리 소설을 읽겠단 생각이 들지 않을까 싶어서요…(쿨럭)
@ksj450 @tw_Ritz …어째서 강철 삼국지?;;
@tw_Ritz 애니를 보시는건…(쿨럭)
https://youtu.be/gdrdZB-kMsw
@tw_Ritz 초선이가 벗는 동인소설을 써!…… 아닌가?
@Heavyson 그게 아니잖아!
@tw_Ritz 이문열 삼국지에서 촉에 대한 묘사가 그런건 이문열이 조조의 관점에서 서술하기 때문이란 평을 본 적이 있어요. 근데 후반부에 가서는 그게 변하기 때문에 이야기의 균형이 안 맞게 된단 얘기도;;;;
@theearth 이문열 삼국지가 캐릭터 편애(?)가 심해서 평이 좀 그렇죠…; 차라리 안 읽은 다른 삼국지를 새로 시작해볼걸 그랬나 싶어요. -_-;