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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요한 건 살인
타임라인에서 제목을 보고 재미있어 보여서. <중요한 건 살인>이라니, 너무나 내가 미드를 고르는 기준 그 자체 아닌가. 🙄 사건은 혼자 살던 부유한 노인이 커튼 끈에 목이 졸려 살해당하면서 시작된다. 기묘하게도 노인은 바로 여섯 시간 전에 장의업체에서 자신의 장례식을 준비해 둔 터다. 유능하지만 괴팍한 전직 형사 호손은 호로위츠에게 이 사건을 내용으로 자신이 주인공인 탐정 소설을 써달라고 부탁하고,… — read mor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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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가 이와 같이 아뢰옵니다
주사위와 등에 미야베 미유키 버전의 센과 치히로…? 활자로 펼쳐지는 신선의 세계에 대한 묘사에 눈을 못 떼다가 마지막에 주인공이 탈출하는 장면에서 ‘우와!’ 하며 감탄했던 에피소드. ‘작가의 상상력’이란 참으로 경이롭다. 질냄비 각시 하츠 아키코의 <세상이 가르쳐 준 비밀>의 에피소드 중 하나가 생각났던 이야기. 일본의 신, 요괴에 대한 이야기에 나오는 뱀은 참으로 요사하다. 질그릇이 무엇일지 정체가 드러날 때까지… — read mor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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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마벨: 영원의 그물
내가 아는 불사인 중 가장 무서운 이야기는 ‘걸리버 여행기’였다. 거기에는 늙어가는 불사인에 대해 나오는데 ‘불로’가 빠진 영원한 삶이란 얼마나 무서웠던지 고등학교 때 그 책을 읽은 후로는 내심 그런 소원을 빌어야 할 일이 생긴다면 ‘불로’라는 말을 절대 빼먹지 말자는 다짐을 했었다.(물론 지금의 나는 누군가가 그런 제안을 한다 해도 거절하지 않을까 싶다) 영화 ‘올드 가드’에 나왔던 통증을… — read mor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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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늘 끝에 사람이
크게 보자면 하나의 테마로 묶인 단편집. 세상의 부조리함은 세월이 흘러도 나아질 기미가 안 보이고, 그래서 중간의 ‘할망의 귀환’이나 ‘창백한 눈송이들’ 같은 작품에서 어떤 ‘초자연적인 힘’으로라도 일상의 악(惡)을 응징하는 이야기는 후련하면서도 한편으로는 서글퍼진다. 현실에서는 그렇게 멋지게 악이 멸하는 일은 일어나지 않으니까. 어쩌면 그래서 인간은 소설을 읽는지도 모르겠다. 작가의 말에 적힌대로 조심스러웠을 소재를 에두르지 않고 명료하게 이야기로… — read mor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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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스 일라이저의 영국 주방
타임라인에서 언뜻 제목을 보고 재미있어 보여 도서관에 신청한 책이었는데, 내가 생각했던 건 좀더 요리에 대한 이야기였으나 실제 내용은 미스 일라이저가 요리책을 만들기로 결심하고 그녀의 하녀 앤과 의기투합해서 요리를 해나가…는 내용이 산만하게 이것저것 건드리며 흘러가다가 결국 마지막 장에서 요리책에 대해서는 ‘뭉뚱그리고’ 끝나는 애매한 작품이었다. 주인공인 미스 일라이저에 대해 먼저 이야기하자면 실존 인물로, 일라이자 액턴Eliza Acton은 영국에서… — read mor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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룸(Room)
엠마 도노휴의 ‘더 원더’를 재미있게 봐서 빌린 책. 번역은 더 원더 쪽이 나았다. 2008년 오스트리아에서 일어났던 밀실 감금 사건에서 모티프를 얻은 작품. 7년 전, 열아홉 살 소녀가 한 남자에게 납치당해 헛간의 작은 방 안에 갇힌 채 그 안에서 납치범의 아들을 낳는다. 태어나서 단 한 번도 방 밖으로 나가 보지 못한 채 다섯 살 생일을 맞는… — read mo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