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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광판 이름표

1학기도 절반은 지나간 지금에야 린양 반의 엄마들 모임이 있었다.

약속 장소에 10분쯤 늦게 도착했는데, 엄마들이 모여서 핸드폰을 들고 뭔가 다들 깔깔대며 이야기 중이길래 무슨 일일까 했더니 누군가가 ‘누구 엄마인지 잘 모르겠으니 가요프로에 가수 팬들이 흔드는 거 같은 전광판 앱을 받아서 애 이름을 적어 앞에 두자’고 한 모양.
그 와중에 기계치인 엄마들은 앱스토어에서 어느 앱을 받는 거냐며 우왕좌왕, 아이폰 유저들은 안드로이드용 앱보다 별로라며 한마디씩 거들어, 덕분에 서로 아직 잘 모르는 엄마들끼리 보통은 꽤 뻘쭘하고 썰렁하기 마련인데 비교적 즐겁게 이야기가 이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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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집마다 동생들이 있거나 이런저런 상황들 때문에 이렇게 모임을 잡으면 약속 시간에 딱 맞춰 한번에 모여지지 않아서 처음에 서로 통성명을 해도 뒤에 계속 새로 들어오는 사람 때문에 산만하고 한번 이름 들었다고 그 자리에서 바로 외워지는 게 아니라 매번 고역이었는데 이 방법 의외로 괜찮다.
내가 이야기 듣거나 말을 걸 때 ‘누구네 엄마인지’ 바로바로 이름이 눈에 들어오니 오히려 이전의 다른 모임들보다 엄마들 얼굴과 아이 이름을 더 많이 외운 듯..;

오늘 왔던 엄마들이 ‘이거 꽤 괜찮다’며 입을 모으고 갔으니 앞으로 초면의 학교 엄마들 모임에서 이 앱이 은근 인기가 있지 않을까 싶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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