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방학에 린양에게 뭐든 운동을 하나 시키고 싶은데 무난하게 필라테스를 끊어야 하나, 해서 물으니 본인은 갑자기 발레를 다시 하고 싶단다.
듣고보니 필라테스보다는 재미있을 것 같아 좋은 생각이길래 린양 나이 대상의 발레취미반이 있을까 해서 주변에 검색했더니 아니나 다를까, 근처에 꽤 적당한 무용학원이 있었다.(돈만 있으면 배울 곳은 뭐든 있다는 게 이 동네의 장점…)
‘발레 스트레칭’이라고 해서 중학생~성인까지 받는 성인반이 있었는데 린양 스케줄이랑 안 맞아서 큰맘 먹고 1:1 수업을 신청하기로.
며칠 전, 등록하러 가는 길에 둘이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다가 린양에게 “뭐든 꾸준히 하면 나중에 남겠지” 했더니 뜬금없이 “100권 읽기 또 해 보고 싶은데 이제는 안 되겠지?” 란다.
지금 다시 봐도 저 글씨 어쩔….
1학년 겨울방학에 동화책 100권 읽기를 클리어한 적이 있는데 돌이켜보면 얇은 동화책들이라 가능한 일이라 딱 1학년 정도에나 적당한 미션. 나는 잊어버리고 있었는데 본인은 꽤 길게 여운이 남았나보다.
“지금 읽는 책들 두께로 방학동안 100권이면 올 방학에 다른 과목을 다 버리면 가능…은 할 텐데(가능할까?) 문제는 ‘그러고나면 다른 과목이 다~ 죽어~.’”
라고 대답하며 린양도 웃고 나도 웃었다.
요근래 주변에 저학년 자녀가 있는 집이 좀 있었던 것 같아 갑자기 생각나서 공유.
반드시 번호, 날짜/읽은 책 제목/별점을 적어야 나중에 다 끝나고 ‘짠’ 하고 끝낸 보람이 있을 것 같고 저 당시 내 나름 정한 규칙은, 어차피 저걸 다 못 끝낸다고 해서 큰일이 나는 것도 아니고 오히려 지쳐서 책이 싫어질 수도 있으니 절대 먼저 ‘읽으라’는 말은 안하겠다 였는데 그걸 끝까지 참는(?) 것도 나한테는 좋은() 경험이었다.
마침 방학이니 1,2학년 자녀 있는 분들은 도전해보시길 추천.
ps. 오늘 첫 발레 수업을 듣고 온 린양은 대만족이라고 해서 방학 끝나고도 일주일에 한번은 시간을 내볼까 좀 고민된다.
선생님이 보시더니 온몸에 근육이 하나도 없이 말랑말랑 찹쌀떡 같다고 하셨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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