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ince.2000.09.07

다키스트 아워 보면서 영화 덩케르크도 궁금했는데 마침 눈에 들어오길래.

생각해보면 전쟁 영화는 밸런스 잡기가 꽤 어려운 장르 아닐까.
지나치게 드라마가 없으면 다큐멘터리가 되고 한끗만 과하면 신파에 빠지는데 개인적으로 후자의 대표는(전쟁 영화 본 게 몇 편 없다보니) ‘쉰들러 리스트’ 후반의 쉰들러가 ‘이걸 팔았으면 한 명이라도 더 구했을텐데’라고 부르짖는 장면일 것 같다;; 극장에서 잘 보다가 갑자기 주인공의 폭발하는 그 감정이 왜 그렇게 사족처럼 보이던지…

그리고 그 정반대의 영화가 이 ‘덩케르크’가 아닐까 싶은데 전쟁 영화인데도 피가 튀거나 잔인한 장면이 많이 나오지도 않고 드라마가 화려하게 들어가 있지도 않은 채 화면이 계속 흘러가는데 신기하게 다큐멘터리처럼 밋밋하지 않다. 그리고 적당한 요소요소에서 벌어지는 일들이 내가 보고 있는 영상이 ‘영화’임을, 그리고 저게 ‘전쟁’임을 강하게 상기시킨다.

전쟁 영화를 보고 있으면 아무리 주인공들이 살아남았어도 해피 엔딩이라는 기분이 안 들고 그저 무수한 저 죽음들이 왜 필요했을까 싶기만 한데…

갑자기 킹스 스피치에서 다키스트 아워, 덩케르크까지 시간순으로 나열해서 쭉 한번 훑고 싶어지네.

덩케르크 철수 작전(Dunkirk evacuation 1940년 5월 26일 – 6월 4일)은 제2차 세계 대전 초기에 행해진 작전 중 하나로서, 됭케르크 전투에서 벨기에군과 영국 원정군, 프랑스군 등을 포함한 총 30만여 명 이상의 병사들을 구출할 목적으로 실행된 대규모 철수 작전이다. 당시 연합군의 작전암호명은 다이나모 작전(Operation Dynamo)이었으며 덩케르크의 기적(Miracle of Dunkirk)으로도 불린다.

(중략)

9일 동안 860척에 달하는 선박이 급히 모여, 총 338,226명의 병사들(영국군 192,226명, 프랑스군 139,000명)을 프랑스의 덩케르크에서 구출하였다. 이 유명한 ‘덩케르크의 작은 배들'(Little Ships of Dunkirk)에는 여러가지 화물선, 어선, 유람선 및 왕립 구명정협회의 구명정등 민간선박이 긴급히 징발되어 병사들을 해안에서 바다에서 대기중인 대형 선박(주로 대형의 구축함)으로 운반했다. 이 ‘작은 배들의 기적’은 영국 국민의 마음에 깊히 각인되어 사기를 복돋아 주었으나, 실제로는 병사들의 80% 이상이 항구의 방파제에서 42척의 구축함 등 기타 대형 선박에 탑승해 철수하였다.

덩케르크 철수 작전 위키백과
이 배에 탄 사람들의 이야기가 너무 좋았다. PTSD로 힘들어하는 병사를 포용하는 마음과 위기 상황에서도 묵묵하게 할 일을 하는 모습도.
나는 드라마 체르노빌에서 처음 봐서 ‘체르노빌 총각’이라고 하는데 이름이 베리 케오간이네. 체르노빌에서 처음 봐서 러시아 쪽 배우인가 했는데 아일랜드 사람;; 인상이 특이해서 잠깐 나와도 눈에 잘 들어오는데 요근래 내가 본 영화들에 간간히 등장하더니 어제 이터널즈 틀었더니 거기도 나와서 놀랐다. *.*
왜 이 아저씨는 매번 얼굴을 못 외워서 볼 때마다 누군지 모르겠는데 낯이 익어서 찾아보면 케네스 브래너인 건가… 바로 얼마전에도 영화에서 봤는데 또 누군지 못 알아보고 이름 찾아봤다…-_-;;

6 responses

  1. dan

    보고 싶지만 보고 싶지 않은 그 어딘가의 영화!! 항상 그런 영화 이야기가 올라와서 횽 참 좋아-♡ 데헷-♡
    이터널스 저 친구도 여기 나왔네!!
    갑분 다른 이여기 좀 하자만 이터널스 잘 보다가 히로시마 나와서 짜식- 진짜 예시로 든게… 너무 너무 너무 였다 OTL

    1. Ritz

      영화관을 자주 안 가니 ‘아, 재미있어 보이네’ 하고 지나갔던 영화들을 넷플릭스든 디즈니 플러스든 보일 때마다 하나씩 틀어볼 수 있어서 좋네.

      안그래도 이터널즈 마저 보면서 이 댓글을 봤는데 보고나니 난데없이 히로시마 한복판에서 헛소리 해서 저게 뭐래, 했네. 제발 원폭 피해자인 척 좀 하지 말라고오.

  2. H. Son

    아. 저 영화에서 배침몰 하며 병사들 빠져나오지 못하는 장면에서 세월호 생각나 너무 힘들었던 기억..
    이후로 다른 영화에서도 물에 빠지는 장면만 나오면 못보겠더라.
    .
    영화자체는 너무나 훌륭한 영화.

    1. Ritz

      세월호 하니 나는 ‘너의 이름은’ 보다가 후반부에 사람들한테 피하라고 방송하는 미츠하랑 집에 있어도 되나봐 하는 사람들 보면서 그렇게 눈물이 났었는데.

      영화 잘 만들었더라고. 전쟁 영화 별로 안 좋아하는데 정신없이 봤네.

  3. 마지막은 인상쓰는 전현무씨….

    저는 영화관 가서 본 영화인데 전쟁영화치곤 조용하다는 느낌이긴 했었네요. 그러면서 은근히 마지막 스핏파이어 전투씬과 그 이후의 활강장면은 꽤 인상깊었습니다.

    1. Ritz

      억… 듣고 보니 앞으로는 전현무로밖에 안 보일 거 같아서 괴롭… orz

      그러고보니 저는 저 작은 배 선장 아저씨가 마지막에 전투기 스윽 피하는 거랑 마지막 전투 장면, 활강 후 조종사의 정체(?) 같은 건 멋있었어요. *.*
      근데 그 외에 기억나는 건 바다에 빠져 기름에 절어 건져올려지는 병사라든지 배에 총구멍이 푱푱 뚫리는 걸 숨죽이고 보고 있는 병사라든지 뭐 그런 쪽이라 피흘리는 장면이 난무하는 다른 전쟁 영화들을 생각하면 특이하더라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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