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ince.2000.09.07


주변의 칭찬일색인 영화평을 보고 갔던지라 오히려 너무 기대가 커서 실망하게 되는 건 아닐까 했는데, 정말로 멋졌습니다! ^^

저는 물랑루즈와 비교했을 때 이쪽이 좀 더 마음에 들었습니다. 물랑루즈도 엄청 좋아하는 작품이긴 합니다만, ‘이야기‘가 있다는 면에서는 역시 ‘시카고‘ 쪽에 좀 더 마음이 가네요. 물랑루즈는 완벽하게 ‘러브스토리‘에 집중했다면, 시카고는 ‘현실‘에 기반을 두고 유쾌한 방법으로 그 현실에 대해 빈정댑니다(보고 있자면, 저 도시는 모든 신문들이 스포츠 찌라시인가 싶더군요…;).
게다가 재즈와 탭댄스, 탱고 같은 음악들이 주를 이루다보니 분위기는 좀 더 끈적거리지요. 그리고, 퇴폐적입니다.

이야기를 끌고 나가는 방식도 독특합니다.진행 도중에 그냥 대사 대신 노래가 들어가는 일반적인 뮤지컬 영화가 아니라, 현실과 무대 공연이 크로스합니다.(특히 중반부의 ‘마마‘의 공연은 정말 멋졌습니다. ^^;)

무엇보다 이 영화를 보고 나면, 정말로 캐서린 제타 존스에 홀딱 빠지게 되더군요. 그렇게 노래를 잘 부를 줄은 예상도 몰랐고, 주인공인 르네 젤위거보다 역시 ‘한수 위‘라는 걸 온 몸으로 보여줍니다(르네 젤위거는 정말 베티 붑 같았음…). 가만히만 있어도 카리스마를 발산한다고 해야 할까요. 역 자체가 그런 것도 있겠지만, 존재감에 있어서는 단연 주인공은 뛰어 넘더군요. 게다가 그 전까지는 그다지 높게 보지 않았던 리처드 기어도 나이를 잊은 대단한 열연을 펼칩니다.

물랑루즈 이후 요근래에 잘 없던 장르였던 만큼 신선한 맛도 있었고, 완성도도 더할나위 없이 만족스러웠습니다. 꼭 극장에서 보시길 권합니다. ^^

5 responses

  1. 河伊兒

    극장에서 2번 봤습니다. 도시의 퇴폐를 이렇게도 신나게 비웃어줄 수 있다는게 인상적. 아울러 동종업계 종사자(?)로서 여러모로 찔리는 부분도 많더군요. [04/22]

  2. 파자마

    저도 감옥의 살인범 6인조인가…;;의 노래와 마마의 노래, 그리고 줄 매단 인형극같은 무대에 감동, 캐서린에게 다시 한 번 감동~!! 더불어 나의 휜 다리를 저주~!! [04/15]

  3. 까망별

    캐릭터의 중요성을 뼈저리게 느끼게 해 준 영화였지요. 주인공이 싫으니 역시, 재미가 반감되더라는…. 게다가 전 뮤지컬이 타입이 아닌듯… 하지만~! 캐서린은 역시 카리스마 짱인 배우였죠. 전 감옥에서 부르는 노래랑 마마가 역시 인상적이었습니다. [04/06]

  4. 리츠코

    저는 어디 게시판에서 본 글이 인상적이었군요. 누가 르네 젤위거 대신 니콜 키드만을 썼어야 했다고 글을 올리니까 그 밑에 답글이 달리길 ‘니콜 키드만이 연기를 하면 관객들이 왜 쟤 정도가 자리를 못 얻는지 납득을 못할테니 안된다‘라고 하더군요. ^^;(르네 젤위거는 암만 봐도 베티 붑…-_-;;) [04/04]

  5. 김형진

    그 ‘엄마한테 잘해~‘ 하는 공연 정말 멋졌습니다. 르네의 경우는 ‘만들어진 스타‘라는 역할에 딱 맞는 묘한 매력 없음과 얄팍함이 오히려 역을 빛낸 듯^^; [04/0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