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ince.2000.09.07


본 슈프리머시를 볼까 했는데 이번 주에 터미널이 개봉했더군요. 그냥 늦어지기 전에 터미널부터 보러 갔습니다.

일단 내용은 대부분 많이 들으셨던 대로 미국으로 들어오는 도중에 나라가 없어져서(-_-;) 입국도 출국도 못하는 주인공 빅토르 나보스키가 뉴욕 공항에 살게 되면서 일어나는 소소하지만 일상적이고 재미있으면서도 나름대로 애잔한 에피소드들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후반부는 약간 지루한 편이어서 러닝타임이 약간 더 짧았다면 더 낫지 않았을까 하는 아쉬움은 남더군요.

평론가들의 평은 호평과 혹평이 상당히 갈린다는데, 스필버그 식의 말랑한 이야기라고 보자면 다분히 그렇게도 보이지만 저는 상당히 즐거웠습니다. 터미널이라는 제한된 공간에서 사람들과 관계를 만들고 사랑도 하는 모습이 아기자기해서 말이지요.

영화에서 웃는 모습이 너무 예뻤던 직원 아가씨

엔딩에 대해서는 아무래도 호불호가 갈릴 것 같긴 한데 주인공이 가지고 있는 깡통의 비밀은 약간 ‘진부했다’면 주인공의 사랑 이야기의 결말은 유치할 수도 있었던 영화를 단숨에 바꿀만큼 괜찮았습니다. 다만 그렇게되기까지의 감정의 흐름은 좀더 그려줬으면 어땠을까 합니다만…
그리고 막판의 몇몇 장면들 역시 ‘저기서는 이렇게 나오겠다’ 싶었던 예상을 뒤엎어서 신선하더군요.

개인적으로 너무나 좋아하는 배우, 캐서린 제타 존스.
여기에서도 정말이지 너무나 예쁘게 나옵니다.(저 배우야말로 불로장생초를 먹은 겐지 전혀 나이를 먹지 않는군요)

약간은 투실해진 톰 행크스의 연기가 너무나 능청스러웠고 조금은 푼수같으면서도 우는 모습이 너무 예뻤던 캐서린 제타 존스를 보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볼 가치가 있었습니다.
시종일관 화면이 펑펑 터지는 블록버스터에 지치셨거나 가을이라 조금은 감성적인 영화를 찾으시는 분들에게는 추천할 만한 영화입니다.

ps. 보고 나서 생각한 건 역시 언어란 그 나라에 가서 배워야만 하는 것인가! 였군요. 영어 한마디 못하던 주인공이 공항 안에서 살기 시작하고 8개월만에 회화가 가능해졌으니…^^;;;

by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