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들은 화사하게 로맨스물을 찾아다니는 화이트 데이에 피가 낭자하는(?) 스릴러물인 숨바꼭질을 보고 왔습니다.
웹상에서의 대개의 평가들은 ‘반전물 치고는 억지가 심하다, 배우들의 연기 빼고 볼 것 없었다’였는데 제가 보기에도 크게 다르지는 않더군요.
유주얼 서스펙트에서 식스센스, 그리고 디 아더스까지 오면서 약간은 강박같은 게 되어버린 ‘깜짝 놀랄만한 반전’이라는 게 이제 기력이 다하지 않았나 싶네요.
영화 전반적인 느낌은 식스센스라기보다는(어차피 심령물이 아니기도 하지만) 예전에 해리슨 포드가 악역으로 나왔던 영화 중에 무지 지루하면서도 끊임없이 연출로 깜짝 깜짝 놀래키기만 했던 ‘왓 라이즈 비니스’에 가까웠습니다. 정말로 흥미진진한 내용에 그런 연출이 나오면 정신없이 몰입하게 되지만 내용은 지루한데 계속 놀래키기만 하면 정신적인 소모만 큰 법이지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중후한 관록의 로버트 드니로와 신들린 듯하다는 표현이 딱 어울리는 다코타 패닝의 연기만으로도 영화값은 충분히 합니다. 이 영화에서는 두 사람의 연기를 빼면 아무것도 안 남는다, 는 게 더 적절한 표현이겠네요..
다코타 패닝의 경우 순진하고도 잔혹한 어린 아이의 표정 속에서 가끔씩 놀랄 만큼 어른스러운 그늘을 보여줘서 좀 섬뜩할 정도더군요(청승맞다고나 할까…). 부디 곱게 자라 영화사에 한 획을 그을 멋진 여배우로 남았으면 합니다(식스센스의 할리 조엘 오스먼드는 커서 너무 안 멋있어서 실망했음. -.ㅜ).
어찌됐든, 이 영화는 애니동의 겜플님과 디노님이 함께 가서 보셔도 마음껏 즐기실 수 있는 장르가 되겠습니다.( ”)
Responses
삭은이~>뭐 영화관에서라도 안 봤으면 그나마 재미가 반감되지 않았을까 싶네요. 어떤 의미로는 영화관에서 봐줘야 할 영화일지도.
Tom>최근 가장 주목받는 연기자 아니려나요. 상대역도 항상 급이 높아서 헐리우드 여배우들이 부러워한다지요. 최근에는 톰 크루즈와 우주전쟁을 찍고 있다고 하네요.
아이엠샘 ost 댑따 좋아요. 명반이예요.
다코다 패닝. ‘아이엠 샘’에서 보고 눈이 휘둥그레~
그 다음에 taken에도 나왔었는데, 거기서는 그 시리즈 자체가 너무나도 방만하게 진행돼서리 호연에도 불구하고 가치 반감. 그러고보니 번 달에는 ‘아이엠샘’ ost나 사볼까..
저는 영화보는 중간에 내용을 알아채버려서(너무 뻔한 힌트가 있었음) 흥미가 뚝 떨어져 버리더군요. 개인적으로 이 영화를 보느니 스크린 좋은 비디오방에 가서 옛날 영화 보는 것을 추천하고 싶군요. (그래도 디노님은 좋아하실꺼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