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ince.2000.09.07

한동안 홈도 방치, 마비노기도 방치(…)했었습니다만 실은 지난 2월 22일쯤 해본 임신 테스트기가 반응이 양성이 나오고 그 뒤로 입덧이 와서 거의 곡기를 끊고 과일로 연명하며 하루에 한끼만 먹는 생활을 하느라 정신이 없었네요.
특별히 의도하지 않았으나 컴퓨터 앞에 오래 앉아 있으면 속이 부대껴서 자동으로 컴퓨터 사용량도 줄었군요.

근래의 식생활은 아침에는 빈속에 괴로워하고 점심에는 그냥 미식거려서 괴롭고 저녁에는 밥을 먹고 나니 부대껴서 괴로운 나날의 연속이었지요. 어떤 상태인가 하니 딱 전날 술을 진탕 마시고 난 다음날 같습니다.(그 상태로 보름째…)

비교적 일찍 안 편인데(뭐 3주째에 아는 사람도 있다지만..;) 주변에서 그때 가봤자 보이는 것도 없다(…)고 만류하는 의견이 많아 일단 8주가 될 때까지 기다렸다가 오늘 병원에 다녀왔습니다. 주위에도 저희 집과 몇몇 분 말고는 알린 사람도 없고 왠지 병원 다녀오기전까지는 알리기도 좀 조심스럽더라구요.(시댁에도 오늘에야 말씀드렸고…)

유난히 주변에서 임신 초기에 안 좋은 경우를 많이 봐서 그런지 알고 나서 병원에서 직접 확인하는 동안까지가 걱정이 돼서 은근히 스트레스가 심하더라구요. 오늘 의사에게 직접 ‘아기가 건강하네요’라는 말을 듣고 나니 심하던 입덧마저 확 줄어든 느낌입니다.

임신이라고 막연하게만 생각하다가 직접 눈으로 확인을 하니까 정말 느낌이 다르긴 하더라구요. 처음에 초음파 화면에 아기 모습이 딱 뜰 때의 그 기분은 저같이 닭살스러운 것 못 참는 사람에게도 참으로 뭉클했습니다.

예정일은 10월 25일쯤인데 아들이든 딸이든-사실 저희 둘은 딸을 더 선호합니다만 : ) -부디 열달동안 건강히 잘 자라서 무사히 만날 수 있기를 바라는 마음입니다.

일본의 일반 산부인과는 한국보다 오히려 시설이 그렇게 발달하지는 않았다고 하네요. 요즘 한국 쪽 블로그들 보면 DVD(…)까지 찍어주는 경우도 있던데 여기는 비교적 덤덤하달까 그런 분위기였습니다. 아기 심장이 뛰는 것도 따로 들려주거나 뭐 그런 것 없이 ‘여기에 심장이 뛰고 있죠’ 하고 알려주는 정도더군요. 담당 선생님이 친절하고 차분해서 마음이 놓이긴 했습니다.
진료 들어가기 전에 ‘언어가 통하지 않을 경우는 진료를 캔슬할 수도 있다’고 해서 좀 걱정했는데 막상 들어가니 알아들을 말은 다 알아듣겠더군요…;

ps. 엄마가 본 적이 없다고 하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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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 responses

  1. 이야~ 간만에 왔더니(너무너무 바빠서… 눈밑이 꺼멓게 죽었어.) 이런 소식이.
    너무너무 축하해. 소원대로 예쁜 딸이 무사히 잘 자라서 세상에 반짝 나왔으면 좋겠다.
    힘들어도 잘 챙겨먹고(엄마가 못 먹어도 애는 영양분은 다 섭취한다더라고. 못 먹으면 엄마 몸만 축난대) 즐거운 생각만^^

    1. 리츠코

      헉, 얼마나 바쁜게야..; 건강은 잘 챙겨가면서 일해.
      안그래도 지금은 엄마 영양분을 바로바로 받으면서 자라는 시기가 아니라서 크게 상관이 없다고 하네. ^^; 그래도 일단 아무것도 못 먹고 있거나 한 건 아니라서 그냥 때 되면 지나가겠거니… 하고 있음. : )
      축하해줘서 고마워~

  2. siyang

    우아 축하드려요.. 절블로그 한달째가 다 되어가서, 도통 방문 못했다가 뒷북으로 이런 경사를 접하게 되었네요>_< 건강하세요>_<

    1. 리츠코

      절블로그… ^^;; 여전히 일이 바쁘신 듯해요.
      siyang님도 건강 조심하세요. ^^

  3. 밀크티

    우와 축하드립니다!! 엄마가 되시는거네요~
    입덧 때문에 고생이 심하시군요. 3개월차부터는 나아진다고 하니까
    너무 스트레스 받지는 마세요.
    몸조리 잘하시고 무탈하게 순산하시길 바랄게요.

    1. 리츠코

      실은 주변에서 심한 사람은 열달 내내도 입덧으로 고생한다는 무시무시한 이야기를 들어서 빨리도 아니고 제발 때 되면 끝나기만을 바라고 있어요. ^^;;
      축하해주셔서 감사합니다~ ^^

  4. lazydog

    지각축하네요. 축하드립니다. 준비된 엄마니까 좋은 부모가 될 수 있으리라 생각되네요. 저도 큰애때는 전자파 걱정하느라도 컴퓨터 많이 자제했던 생각이 납니다. 모님에게 전자파 차단 앞치마를 선물 받기도 했더라는… 추억이 떠오르네요. 입덧은 두세주만 더 참으면 괜찮겠군요. 빨리 회복되셔서 임산부의 특권 마음껏 누리세요. 둘째때는 그런것 전혀 없거든요. ^^ 이제 행복한 임신일기 기대하겠습니다.

    1. 리츠코

      준비가 됐는지 어떤지도 모르겠어요. ^^; 그냥 이제 가져도 괜찮겠다 라는 생각만 있었던지라. -_-;
      저는 전자파 때문에… 라고 주변을 둘러보니 집 자체가 전자파 천지더라구요..; 그냥 적당히 줄이고 살던대로 살고 있어요. ^^;

  5. 맨날 야후만 보다 보니 글 올린 건 늦게야 봤구려… 다시 한번 축하합니다. ^^

    1. 리츠코

      축하해주셔서 감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