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ince.2000.09.07

주변에서 경험자들의 이야기를 들어봐도 순산에 가장 좋은 건 걷는 것이라고 하는데 날씨가 안 받쳐주는 상황인지라-이 날씨에 걷다가는 순산하기 전에 일사병 걸릴 듯- 지난번 병원 간 김에 30주부터 등록을 받는다는 산부인과의 마터니티 요가 교실을 예약해놨었더랬습니다.

요즘에 나오는 임신 관련 책자에 보면 거의 기본적으로 요가 자세들이 실려있긴 한데 집에 있다보면 당연히 일부러 하게 되지는 않더군요. 게다가 뻣뻣하기로는 남부럽지 않은 체질인지라 그림대로 좀 따라하다가 안되면 그냥 휙 책 덮어버리고 되고 말이죠..;
그래서 이렇게 수업이라도 가면 일부러라도 움직이게 되겠지 싶어 챙겨두었는데 한번 가보니 역시 등록하길 잘했다 싶네요.
오늘은 아침 9시 45분 수업을 예약해뒀었는데 저 말고 4-5명 정도 더 있는 적당히 한산한 분위기였습니다. 전신을 쭉쭉 펴주기도 하고 도중에 힘들만하면 5분씩 쉬기도 하는 등 부담 없고 딱 좋더군요. 다만 요즘 가을이가 아침에 노는 편이라 수업 내내 아주 같이 뱃속에서 요가를 하려고 드는 게 좀 힘들었습니다만….

요가 수업이 끝나고 지난주까지 수업 듣다가 그저께 출산했다는 아기 엄마가 생후 3일된 아기(…)를 안고 올라와서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기도 했는데, 출산한지 3일된 산모라고 하면 당연히 붓기도 좀 있고 부스스할 것이라는 생각했건만 올라오신 분은 별로 붓지도 않은 데다가 화장까지 다 하셨더군요..;

저 말고 다른 분들 출산 예정일이 전부 다음주 아니면 다다음주라서 거의 ‘다음주에 볼 수 있으면 보고 아님 애 안고 구경올게요~’ 분위기라 혹시 내가 너무 일찍 온건가 했는데 다음주 예약을 하러 창구에 가보니 오늘 들은 아침 수업이 34주 이상 산모 수업이었네요. -_-;
다음주부터는 저랑 비슷한 예정일인 사람들과 들으려고 좀 더운 2시 시간대에 가야 하는데 오늘 아침에 나오느라 물만 마시고 수업 듣고 집까지 오는 게 약간 힘들었던 걸 생각하면 점심 먹고 천천히 나서는 것도 나쁘지는 않을 듯합니다.
빨리 더위도 좀 식었으면 좋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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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responses

  1. 어, 요가는 그런거 아니었나요. 팔다리 늘어나고 입에서 불나가는.

    (<-역시나 그렇게 이해하고 있는 사람) 하여간, 저도 나름 운동한답시고 기구를 몇개 사두고 했었습니다만, 1개월 뒤엔 작심삼일..(아니 작심한달인가요) 모님 말씀대로 운동하는 기계가 아닌 운동하게 만드는 채찍든 기계를 구입해야 하는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막 들고 있습니다.;ㅁ;

    1. 리츠코

      집에 운동기구를 사다두는 것만큼 부질없는 게 없더라구요. =_=; 돈내고 헬스를 끊어도 날만 좀 덥고 추워도 꾀부리게 되던데 집에 기계를 두면 항상 할 수 있다고 생각만 하고 쭈욱 안하게 될 듯..;
      정말 운동하게 만드는 기계를 만들면 노벨상(?)이라도 타지 않을까 싶네요.

  2. 오~, 이제 다음에 리츠코님을 뵐 때는 입에서 불을 뿜고 팔다리가 늘어나는 기술을 보여주실거라고 기대해도 되겠군요.
    (<-요가를 크게 오해 및 왜곡하고 있는 사람)

    1. 리츠코

      무슨 이토 준지 만화 찍으십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