껍질 속에 쏙 들어가 있어서 죽었나? 싶어 확인 삼아 분무기 몇번 슥슥 뿌려주면 어느 샌가 스르륵 나와 먹이를 먹던 달팽이가 요 일주일동안 반응이 점점 느려지고 느려진다 싶더니 드디어 무지개 다리를 건넜습니다.(혹시 몰라서 며칠간의 신중한 관찰 끝에 내린 결론.;)
보통 수명이 2~3년 정도, 잘 키우면 5~7년까지도 간다고 하는데 우리집에 있었던 시간이 1년 3개월 남짓이었으니 그리 오래 보살펴주지는 못한 것 같아 마음이 좀 안좋네요.
산 생명을 소홀히하기는 양심에 찔려서 먹을 것, 치워줄 것은 그래도 꼬박꼬박 신경써서 챙겨 줬는데. 음….
린양에게도 이야기해주니 (내내 관심도 없었으면서; ) 안타깝다고 시체(?)는 묻어주고 싶어했는데 아파트단지에 그럴만한 곳도 마땅치 않아 깨끗한 새 비닐에 흙과 함께 담아 일반 쓰레기로 버리기로 했습니다.
막상 치우자니 쓰레기 봉지에 버리는 게 살짝 거부감이 들어서 다른 방법도 이래저래 생각해봤는데 모님이 제안하신 화장(…)은 뭔가 요리하는 기분이라 좀 그렇고 음식물 쓰레기에 버리는 건 더 이상하고….
‘엇, 죽었나? 에이, 살았구만’ 이 과정을 1년쯤 반복했는데 막상 정말 반응이 없으니 허전하기도 하고 섭섭하기도 하네요.
살아있는 무언가를 키우는 건 참… 그래요….
22 responses
@tw_stranger @tw_Ritz 릿짱, 자네 진짜 산세베리아를….? ㅎㄷㄷ
@Ultra_Tom @tw_Ritz 리츠코님은 식물킬러셨잖아요. 산세베리아까지 킬 하신걸로 기억하는데… (도주)
@tw_stranger 선인장도 보내버리는데 산세베리아 쯤이야… 훗…
@tw_Ritz 그렇게 보일텐데 나는 그게 별 차이가 안 나더라고. 개구리 밥 하루 한 번 챙겨 주기하고 화초들 햇볕, 물, 통풍 관리 해 주는 거 비교하면 그게 그거더라.
@Ultra_Tom @tw_stranger @tw_Ritz 이것이 학부모들의 고민… #눈물찍어바름
그냥 아파트 단지 안에 흙이 있는 어딘가에 묻어도 되지 않을라나
이 아파트는 아저씨들이 자주 돌아다녀서 애랑 삽들고 나가서 적당한 곳 찾고 하기가 애매하네. 죽은 걸 집에 그대로 내내 두기도 그래서 정리했어.
@tw_stranger @tw_Ritz 중학교 가면 끝인 줄 알았더니 지난 번에 큰 놈이 라벤더 화분 받아 옴. 학부모들이 직접 나와 직업을 소개하는 교내 프로그램이 있는데 이번에는 화원이었다고….. 엔들리스 곶통. ㅠㅠ
@Ultra_Tom 그래도 동물에 비하면 식물이 낫쟝;;;
@tw_stranger @tw_Ritz 아프리카 발톱 개구리, 게코 도마뱀, 가재, 병아리 등은 각 초등학교 방과후 수업의 단골 아이템. 그 외에 무슨 붕어도 있었고 각종 식물도 받아 옴. 요즘 집에 연꽃 씨 틔우는 중. ㅠㅠ
@tw_Ritz 히이이이이익! 학부모를 이지메 하는 코스인가요?!
@tw_Ritz …….아항. 그렇군요. ^^;
근데 애완동물들이 전부 일반적이진 않으시…
@tw_stranger 제가 선택한 게 아니라니까요! 방과후에 생명과학 뭐 이런 거 들으면 저런 무서운 것들을 받아옵니다. -_- 초등반은 발톱개구리에 지렁이까지 받아오다보더군요. -_-(절대 신청 안하고 있음)
@tw_Ritz 흐음, 그래도 묻어주는게 좀 더 나을거 같네요. 뭐랄까 린양한텐 죽음에 대한 첫경험일텐데 묻어주는 모습으로 기억을 살려주심이 어떠실런지…
@tw_stranger 이미 이 전에 떠난 제브라다니오가 있어서 첫번째는 아니긔…( -_)