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ince.2000.09.07

지난 금요일에 쌍둥이네 집에서 김장을 했다고 동네 친한 집 몇몇에 저녁을 먹으러 오라고 초대를 하셔서 갔었는데, 대충 남자애 넷에 여자애 둘 정도가 모였었다.
낮에 이미 1차로 가열차게 놀고 와서 체력이 슬슬 바닥에 떨어진 준우는 그때쯤에는 이미 평소보다 까칠하고, 여지없이 린양과 준우는 몇번을 대차게 싸워대는 것 같아 ‘음, 또 시작이구만’ 하며 외면(…)하고 있었는데.

그날 집에 와서 뜬금없이 린양이 하는 말이 준우와의 사이가 잘 해결되었단다. 그래서 갑자기 왜 그렇게 해결이 됐냐고 물었더니.

둘이 싸우고 각자 다른 방에서 틀어져 있었나본데 나머지 아이들 네 명이 ‘말로 잘 해결하라’며 둘을 한 방에 넣고 문을 닫아버렸다고.(…)
그래서 둘이 정말로 진지하게 이야기를 나누고(대체 무슨 이야기를 했는지 정말 궁금하지만 자세히 물어볼 수가 없었다;;) 결론은 ‘우리 서로 앞으로 싸우지 않도록 노력하자‘고 훈훈하게 마무리를 지었다고라.(싸운 애들 한 방에 넣어주고 문 닫는 애들이나 거기서 진지하게 정말로 이야기를 하는 애들이나 정말 코피 터지게 귀엽쟝)

듣고 혼자 한참 웃으면서 ‘이게 또 며칠이나 가겄어’ 했는데 그러고 그 뒤로 정말로 둘 다 나름 ‘노력’을 하는지 린양 말로는 싸우기도 덜 하고 싸워도 예전보다 훨씬 ‘잘’ 마무리가 된다며 뿌듯해 한다.
거의 일주일이 지난 오늘은 ‘한번도 안 싸웠고 무려 즐거운 분위기였다’고 자랑하는 린양을 보며 반년 넘게 가열차게 싸워대더니 그래도 자기들끼리 나름 합의에 성공한 셈이라 귀엽기도 기특하기도 해서 기록.
내년에 반이 달라지면 나는 지금이 많이 그리울 것 같다. ^^;

ps. 이런 이야기를 하면 평소 린양을 자주 보는 사람들은 ‘어떻게’ 싸우는지 궁금해 하는데, 그냥 애처럼 유치하게 싸운다. 심지어 린양이 싸울 때 말투는 정말 내가 짜증게이지가 꼭지점을 찍었을 때 그대~로임. -_-(그렇게 재수없게 말하면 싸울 수밖에 없는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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