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ince.2000.09.07

올여름 진짜 이렇게 더울수가 있나 싶을 정도로 습하고 더워서 밤에도 에어컨이 안 돌아가면 저절로 잠이 깨서 끌 수가 없는 지경이더니 더위 끝무렵쯤에 자다가 새벽에 냉방병처럼 살짝 열이 오르면서 두드러기가 올라온 것처럼 등이 간지러워 지르텍 하나 먹고 도로 누운 날이 있었는데 그 뒤로 3~4일 간격으로 한번씩 지르텍을 먹어야 새벽이 곱게 지나가는 느낌이라 오늘에서야 피부과에 갔더니 역시나 의사 슨상님은 이런 증상을 느무 많이 보셨는지

지르텍 먹어서 진정되고 그 정도 간격이면 별 일 아니예요~ 길어지지 않도록 일단 매일 먹는 약 일주일치 줄테니 먹고 일주일 뒤에 꼭 오세요~

하더니 급성이라고 주사 두 방 추가로 놔주고 끝.(별거 아니라고 해놓고 주사는 왜 두 방이나… 뭔가 더 설명하고 싶어도 이미 다 알고 있다는 느낌에다 설명할 틈도 안 주셨다)
새벽에 가려운 건 그 시간에 보통 체온이 많이 올라가서 그럴 수 있다고. 어차피 알러지 반응 검사해도 원인을 찾기는 쉽지 않고 지르텍이고 약이고 2주 정도 끊은 다음에 해야 하는 거라 오늘은 불가능.

한 십여년전에 백반 때문에 간 이후로 피부과는 거의 처음인 것 같은데 그때 진단명 듣고 식겁했던 트라우마 때문에 혹시 뭐 겁나는 병명일까 걱정했는데 의사 선생님이 너~무 노호혼한 느낌으로 ‘약 먹고 증세가 없어지는 상황이면 OK’라고 해서 좀 무성의한 느낌이 들면서도 묘하게 위안이 됐던 진료였다.(?)

올 여름은 정말 사람 컨디션을 너덜너덜하게 만들고 지나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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