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ince.2000.09.07

화장대 위치가 큰 창을 옆으로 두고 있어서 화장할 때마다 빛이 들어오는 각도도 불편하고 눈도 워낙 나빠서 렌즈 안 끼고 화장하는 날은 맞은편 화장대 거울도 잘 안 보이는 경우가 많아서 좀더 앞에 둘 보조 거울을 찾았는데 요즘은 이런 LED 미러가 별로 비싸지도 않게 나와 있어 주문해봤다.

처음 켰을 때 거울 속 내 얼굴이 세월을 정통으로 맞은 게 무자비하게 적나라해서 멘탈이 휘청거린 것 말고는 쓰다보니 꽤 편하더란.

잘 쓰고 있었는데 어제던가, 옆사람이 갑자기 굳은 표정으로 오더니 혹시 안방의 거울이 저절로 켜지거나 하냐고 묻길래 생각해보니 낮에 화장할 때 켰다가 끈 기억이 없다. 주변이 밝아서 켜진 걸 잊어버렸던 모양.
낮에 쓰고 안 껐던 거 같다고, 본 김에 그냥 끄고 오지 그랬냐고 했더니 컴컴한 방에 그것만 켜져 있으니 도저히 가까이 가서 그 거울을 끌 생각이 안 들더라며 직접 가보라길래 안방에 들어갔다가 나도 순간 헉, 했다.

가까이 가면 거울 안에서 봐서는 안될 걸 볼 것같은 느낌적 느낌…

단톡방에 저 사진을 올렸더니 모님 왈,

저기로 들어가면 어떤 세계가 펼쳐지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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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responses

  1. 이 세계에서 팔 밖에 안 나올 듯.

    1. Ritz

      베르단디라면 가능할지도? 나오면 집안 일 좀 도와달라고 하고 싶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