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전에 시트롱에서 주문한 잠봉뵈르를 맛있게 먹었는데 마침 주문하려던 쇼핑몰에 잠봉 햄이 보여서 주문해봤다.
잠봉뵈르는 프랑스의 대표적 빵인 바게트를 반으로 자른 뒤 그 속에 잠봉(Jambon, 얇게 저민 햄)과 뵈르(Beurre, 버터)를 채워넣은 프랑스 국민 샌드위치를 말한다. 바게트를 반으로 가른 뒤 넉넉하게 자른 버터와 잠봉만 채워넣으면 돼 누구든 쉽게 만들 수 있다. 잠봉뵈르는 바게트의 고소한 맛에 짭짤한 잠봉, 버터의 풍미가 어우러져 조화로운 맛을 낸다.
[네이버 지식백과] 잠봉뵈르 (시사상식사전, pmg 지식엔진연구소)
시트롱에서 처음 주문할 때 사진을 보고 햄이랑 버터만 들어있는 저게 무슨 맛이 있을까, 궁금했는데 단팥과 버터가 생각보다 어울려서 앙버터가 또 다른 맛이 나는 것처럼 햄과 버터도 한꺼번에 먹으니 버터가 햄의 짠맛에 어울려서 다 먹고 나니 좀 느끼하긴 해도 시간이 지나니 한번 더 먹고싶은 맛이었다.
그냥 시트롱에 한번 더 시켜 먹으면 간단하긴 한데 마침 햄도 보이고 타임라인에 달걀물에 8시간 쟁여 구워먹는 프렌치 토스트 이야기가 자주 보여서 바게트 한 줄 사서 둘 다 해봤다.
일단 잠봉뵈르부터.
바게트 중간을 썰어서 반 갈라 약간 데운 다음 잠봉햄, 버터 넣으면 끝. 시트롱에서는 살구잼을 같이 준다. 인터넷 레시피 검색해보니 루꼴라를 추가하거나, 만드는 사람 마음대로인 듯. 기본으로 만들어보고 싶어서 햄과 버터만 넣었는데 주문한 잠봉 햄이 적당히 짭짤해서 좋았다.
처음에는 만들면 시트롱보다 싸지 않을까?(9,500원) 했는데 당연한 이야기지만 대량생산을 이길 수 없다. 잠봉햄이 6,800원이었고(이번에 만들 때는 반만 썼는데 그냥 하나 다 써야 더 맛있을 것 같음) 바게트 값, 버터 값에 두 샌드위치의 볼륨의 차이까지 생각하면 잠봉뵈르는 그냥 원래 꽤 비싼 샌드위치였다.
시트롱의 잠봉뵈르는 당연히 이것보다 바게트도 실하고 햄도, 버터도 두툼하게 들어가 있어서 무거운 맛이라면 내가 만든 건 아무래도 가벼운데 부담없이 먹기에는 이쪽도 나쁘지 않아서 잠봉햄은 종종 사둘까 싶다.
8시간 프렌치 토스트는 누가 네이버에 그렇게 써놨길래 빌려온 이름.
지퍼락에 계란물과 빵을 넣고 냉장고에 하룻밤 둔 뒤 구우면 계란물이 깊이 스며서 맛있다는데 오랜 시간 재워두는 거라 내가 본 레시피에서는 촉촉한 식빵보다는 퍽퍽해서 실패한(?) 식빵이나 바게트류를 추천하길래 바게트 남은 걸로 재워놨다.
일부러 계란물에 메이플 시럽을 꽤 많이 넣었는데 막상 구우니 단 맛이 거의 안 나서 따로 메이플 시럽을 꺼내서 찍어 먹었다. 다음에 만들 때는 그냥 설탕을 넣고 섞는 게 나을 듯.
바게트를 너무 두껍게 잘랐는지 하룻밤을 뒀는데도 중간은 계란물이 채 안 올라와 있어서 다음에는 약간 더 얇게 썰어봐야겠다. 그래도 내가 평소에 만드는 프렌치 토스트보다는 확실히 계란물이 넉넉하게 입혀져서 바게트인데 촉촉해서 원래 아침 거의 안 먹는데 꽤 많이 먹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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