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ince.2000.09.07

이번 주는 린양 등교 주간.

온라인 수업으로 집에 있는 날도 어차피 각자 할 일 하니 지금보다 시끄럽거나 부산스러운 것도 아닌데 든 사람은 몰라도 난 사람은 안다고 한 사람이 빈 집안의 공기는 신기할만큼 훨씬 고요하다.

옆사람은 아직 재택 중이라 낮에 둘만 남아있는데 애가 같이 먹을 메뉴와 어른인 우리 둘 뭐 먹을지 고르는 건 고민의 무게가 달라서 점심도 은근히 대충 떼우게 된다.(오늘은 어제 먹고 남은 닭한마리 육수에 칼국수면 넣고 끓여 한끼 넘겼다)

등교하고 출근할 사람 다 나가고 낮 시간에 나 혼자 있는 것과 옆사람과 둘이 집에 있는 건 또 달라서 문득 우리 부부가 환갑쯤 되고 린양이 독립한 후의 시간을 미리 당겨서 체험하는 기분이 들었다.

아이를 키우는 건 끊임없는 고민과 신경 쓸 일 투성이라 가끔 막연히 긴 레이스처럼 느껴졌는데 이렇게 불쑥 그 뒤의 시간을 미리 겪어보니 아직은 아이가 곁에 있는 시간이 좀더 소중하게 다가오더라는 이야기. (이게 마냥 길어진다면 또 다를지 모르겠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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