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ince.2000.09.07

이번 주는 린양이 등교하는 주간. 그리고 오늘이 드디어 금요일.

등교하는 주간에는 체감상 시간이 더디게 간다. 게다가 이번에는 등교 직전에 같은 학년 확진자가 나왔다는 알림까지 받아서 유난히 마음이 뒤숭숭해 학교 보내놓고 나면 차라리 시간이라도 빨리 갔으면 싶을 정도였다.(그나마 린양 학년이 등교하던 때가 아니라서 다행이긴 했는데 이 동네는 다니는 학원들이 얽히기 쉬워서 아니나 다를까, 린양 반 학생 중에 그 확진자 학생과 학원 동선이 겹쳐서 이번 주에 결석하는 애가 있었다고)

주변에는 두 학년씩 등교하는 학교도 있는 모양인데 일단 린양 학교는 한 학년씩 등교 중. 이번에 확진자가 나오는 바람에 아마 당분간 이 상태로 유지할 모양이다.
한 학년 등교가 아무래도 안심이 되긴 하는데 아이들이 등교가 익숙해질만하면 다시 2주 집에서 온라인 수업을 하느라 긴장이 풀어지니 이것도 참 못할 짓이다.

린양 반에 계속 친구를 못 만드는 것 같던 여자아이 한 명이 이번주에 갑자기 린양에게 와서 번호를 받아가며 친구가 되고 싶다고 했다는 이야기를 들으며 내성적인 아이들은 이런 시기에 반에서 친구 만들기도 큰 일이겠구나 싶다.
여러모로 아이들은 잃는 게 많은 때인데 요며칠 재난알림에 뜨는 유흥업소 이름들을 보고 있자니 여자 끼고 술 못 마시면 죽을 것 같은 인간이 이렇게도 많은가 한심할 따름이다.


요며칠 이상하게 자꾸 이사하는 꿈을 꿔서 예지몽 같은 건가! 싶어 무슨 해몽이 있나 뒤적여보기도 했는데 곰곰이 생각해보니 무슨 의미 씩이나 있겠나. 1년째 꼬박 집에 틀어박혀 있다보니 드디어 나도 모르게 꿈에서조차 집이라도 어디 다른 장소로 옮겨보고 싶었나보지….


3월달에 뭘 했더라 정리하다보니 거짓말처럼 책을 한 권도 안 읽었다. 별로 땡기는 책이 없었고 지나고보니 전반적으로 기분이 좀 우울한 한 달이었기도 하고…
요즘은 트위터에 뭘 쓰려고 하다가 140자가 넘치면 줄이는 것도 짜증나서 블로그에 끄적였더니 한달동안 글은 평소보다 자잘하게 자주 올렸더라. 😑
4월에는 좀더 자주 자잘한 잡생각이라도 올려볼까, 고민 중.


그나마 즐거움 중 하나인 맛있게 먹은 것들 이야기.

여기저기에서 부라타 치즈가 많이 보이는데 생긴 것도 참하니(?) 예쁘길래 무슨 맛인지 궁금해서 시켜봤다. 주로 딸기와 같이 데코한 사진이 많길래 나도 대충 흉내내서 올려봤는데 갈랐더니 속은 크림맛, 겉의 단단한 부분은 모짜렐라 치즈 맛이 나서 딸기와 썩 잘 어울렸다.

신기한 치즈라고 생각해서 찾아보니 부라타가 그냥 ‘모짜렐라와 크림의 혼합으로 만들어지는 치즈‘라고. 그러니까 크림과 모짜렐라 맛이 났겠지…(이건 무슨 홍시맛이 나서 홍시라고 했사온데 도 아니고…😑)

사진은 없으나 방울토마토 잔뜩 넣은 샐러드에 올려서 발사믹 드레싱 휘휘 둘러서도 먹어봤는데 딸기랑 먹을 때는 크림맛이 강하게 느껴졌고 샐러드로 먹을 때는 모짜렐라 치즈 맛이 더 먼저 나서 그건 신기했다. 유당불내증 때문에 자주 먹을 수는 없으나 가끔 각오하고 한번씩은 먹어볼 만한 맛이었다.(그러나 정씨들은 그다지 좋아하지 않았음)

요즘 완전 애정하는 조합.

버터는 여기에서 산 것.
이름만 봐도 세상 맛있는 조합 아닌가. 메이플에 버터라니.
바게트는 현대투홈 쿠폰 쓰느라 시켜봤는데 겉 껍질이 딱딱하지 않고 속은 찰져서 너무 취향이라 상품 받으면 바로 적당한 크기로 썰어서 냉동실에 두고 먹을 때마다 필요한 만큼 꺼내서 위에 메이플 버터를 쫙쫙 펴발라 오븐 토스터에 2분 정도 돌리면 완벽하다. 👍

어느 정도로 맛있냐 하면 린양이 원래 빵에 뭘 잘 안 발라 먹는 편인데(고기를 먹을 때도 소스를 잘 안 찍어먹는, 재료 자체의 맛을 즐기는 아이…? 😑) 이건 한번 발라줬더니 그 다음에는 자기가 알아서 꺼내서 발라서 먹더라.

주문해서 먹을 수 있는 베이글 중에는 먹어본 중 제일 속이 쫀득한 타입이라 요즘 자주 시키는 브랜드. 랩 씌워서 렌지에 1분 정도 돌린 다음 반 갈라서 오븐 토스터에 다시 3분 정도 돌리면 딱 좋다.
종류가 다양해서 이것저것 시켜봤는데 베이글 안에 뭐가 들어가있는 것보다는 플레인한 것만 모은 이 세트가 뭘 발라먹기도 편했다. 나는 저 중에서 어니언 베이글에 냉장고에 굴러다니던 어니언 크림치즈 바른 조합이 특히 베스트.

세일하길래 장바구니에 담았는데 의외로 괜찮았던 밀키트. 사진에 있는 버섯과 야채 등등은 미포함.
내용물은 불고기, 육수, 메밀면이 들어있었는데 메밀면을 육수에 익혀서 온면으로 먹으니 메밀향과 구수한 맛이 강해져서 전반적으로 슴슴한 거 좋아하는 세 식구 입맛에 잘 맞았다. 그러고보니 바로 집 근처에 사리원이 있는데 가서 저런 불고기를 먹어본 기억은 없다. 가격대가 좀 있다보니 그걸 먹을 거면 차라리 다른 맛있는 집도 많아서…🤔

최근 우리집 유행어는 ‘돈벌어 뭐하겠누, 소고기 사먹겠재…’
가뜩이나 봄이라는 계절이 마음이 뒤숭숭하기 마련인데 시절도 이렇다보니 도무지 신나는 일이 없다.

맛있는 걸 먹고 아름다운 것을 보고 좋은 글을 많이 보며 멘탈을 잘 추스려야 할 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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