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ince.2000.09.07

돌이켜보니 지난 응급실행의 발단은, 사소하고 뜬금없지만 베개가 아니었나 싶다.

일단 그 즈음에 ‘요즘 중간에 깨지 않고 잘 자고 일어나는데?’ 라는 생각을 할 정도로 수면에 문제가 없었고, 그 일이 있기 이틀 전쯤 마침 날이 따뜻해졌길래 봄이불을 꺼내면서 그 김에 기분전환 삼아 베개 솜을 바꿨더랬다.

기존에 쓰던 것과 같은 브랜드 물건인데도 유난히 솜이 빵빵해 보였고 빨리 길을 들여야 할 것 같아서 별 생각 없이 이틀동안 베고 잤는데 아침마다 마치 밤새 고개를 직각으로 세우고 잔 마냥 수면의 질이 엉망이었고 사흘째 되던 날에는 결국 그게 쌓여서 영향을 미친 게 아닌가 싶은데…

아무튼 병원에 갔다온 날 일단 베개를 치우고 좀 큼직하고 낮은 쿠션을 써봤는데 이건 또 머리와 목이 넘어가는 각도가 안 맞는지 하루 자 보니 정수리가 뻐근하다.

원래 쓰던 베개솜은 주말에 분리수거날 버리려고 이미 다용도실에 내놔서(다행히 지저분한 곳에 두지는 않았지만) 새 베개 솜을 빼서 원래 쓰던 것과 비슷한 높이로 맞춰볼까? 잔머리를 굴려보다가 결국은 당장 살고 보자는 생각에 쓰던 걸 도로 가지고 들어왔는데 다행히 그 뒤로는 예전과 비슷하게 수면 중.

문제는 이 베개를 평생 쓸 수는(😶) 없는데 다음은 어째야 하나 좀 고민이 된다.
이 나이에 무슨 애착인형도 아니고 버릴 수 없는 베개라니, 이런 난감할 데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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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 responses

  1. 난 15년째 쓰고 있는 애착의자가 있어… 경추와 척추건강은 소중하니까 ㅋㅋㅋ 베개는 템퍼꺼 추천함… 경추 디스크 노화로 십년 넘게 고생하면서 유일하게 정착한 베개거든~

    1. Ritz

      생각해보니 오래 앉아서 일하는 사람은 잘 맞는 의자도 정말 소중하겠다. 베개 추천 감사! 그쪽도 알아보겠음~ 베개 찾아 삼만리. ㅠ.ㅠ

  2. 저 한국에서 파라디스 구스다운 베개 굳이 사서 들고왔습니다. 엄청 비싸긴 한데 ㅠㅠ

    1. Ritz

      지금까지는 베개속에 별로 신경 안 썼었는데 이번에 너무 고생해서 앞으로는 비싸도 편하게 쓸 수만 있으면 투자할 것 같아요…ㅠ.ㅠ 말씀해주신 것도 찾아보겠숴요.

  3. 나한테 맞는 베개가 따로 있더라고요. 여행 갈 때가 제일 난감한데, 보통 호텔베개가 저한테는 높아서 수건을 말아서 얼추 맞춰서 쓸 수 밖에 없더라고요.

    1. Ritz

      그러고보니 여행 가서 호텔 베개가 편했던 적은 한번도 없었던 것 같아요;; 그래도 잘만 다녔는데 왜 이제와서… orz

  4. 안 그래도 요 며칠 사이에 베개 리뷰를 쓰고 있었는데…;;

    1. Ritz

      리뷰 기대하겠습니다…

  5. 저런, 쾌적하게 잘 수있는 베개 어여 찾으시길;;;

    1. Ritz

      베개 찾아 삼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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