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ince.2000.09.07

곰표 밀맥주는 SNS에서 가끔 사진만 봤는데 지난달엔가, 잠깐 차 마셨던 동네 엄마가 우리 동네에 막 생긴 CU 편의점에서 사서 마셔봤다는 이야기를 했다.

갑자기 궁금해져서 그 뒤에 동네를 한바퀴 돌면서 그 엄마가 설명했던 대충의 위치를 가봤지만 CU는 안 보이고 네이버 지도에 검색해도 우리가 산책하는 구역 안에 뜨는 곳이 없어서 어디 다른 데랑 착각했나보다 하고 지나쳤는데 이틀 뒤엔가 정말로 지도에도 아직 등록이 안 된 CU를 발견했다. 요즘 같은 시절에 지도에 등록이 안 된 매장이 있다니…

아무튼 들어가보니 당연히 이 맥주 칸은 텅텅 비어있었고.

어차피 매일 지나가는 길이라 그날부터 동네를 한바퀴 돌 때마다 가게 밖에서 맥주가 들어왔나 진열대를 한번 기웃해보고 지나치는 게 코스였는데(물론 모님의 제보로 이마트 가면 언제든지 살 수 있다는 건 알고 있었는데 그걸 사러 거기까지 갈 일이 없어서) 지난주에 뭔가 사려고 들어갔더니 이 맥주 찾는 사람이 많은지 일하는 직원이 곰표 맥주 찾으러 오셨냐, 며 월말에 풀린다고 하더니 매일 12개 정도밖에 안 들어와서 금방 다 빠진다고 묻지도 않았는데 너무 열심히 설명을 해줬다…;

그냥 있으면 사보려고요, 하고 나왔었는데 오늘도 지나는 길에 슬쩍 보니 드디어 채워져 있다!

옆사람이 야심차게 4캔이나 집었는데 막상 맛을 보니 본인 취향은 아니라고. 나도 궁금해서 한 모금 마셔보니 호가든이랑 비슷한 맛? 나는 향도 마음에 들고 맛도 괜찮았으나 맥주든 뭐든 술은 거의 안 마셔서…😑

가끔은 꼭 그게 절실하게 필요해서라기보다 못 구하는 동안 궁금한 시간이 더 즐거운 것들이 있다.
별 것 아니어도 오늘은 있나 없나 한번씩 보는 게 소소한 재미였는데 이제 그럴 필요가 없어지니 좀 허전하네.

by

/

11 responses

  1. 약간 다른 장르긴 한데 예쁜 쓰레기(..) 모을 때도 사고 기다릴 때까지가 제일 즐겁고 막상 오면 구석에 처박아두는…

    1. 컬렉션이란 원래 다 그런…(쿨럭)

      1. ㅋㅋㅋㅋ ㅠㅠㅠ

    2. Ritz

      따져보면 한 장르 아닐까요.

      1. 그래도 맥주는 내 뱃속에 들어가서 나의 일부분이 되니까요…?

        1. Ritz

          하긴 먹어 남기는 하네요…( ”)

          1. 그런건 남지말고 사라져줬으면…-_-;

  2. 온라인 상에서 핫하다고 소문 난 것들이 대부분 그런 듯… 찾아 다니면서 기대하는 시간이 더 즐겁지

    1. Ritz

      그러게요. 막상 먹어봤을 때 천지가 개벽할만큼 획기적인 맛이 얼마나 있겠어요. 그냥 무슨 맛인지 궁금한 동안이 즐거운 거 같아요.

  3. 그나마 이런 시리즈(…)중엔 밀가루-맥주라서 좀 이미지는 낫긴 하더군요.

    저는 곰표 맥주보다 팝콘은 꽤 괜찮았던것 같습니다. 나름 용량이 크기도 하고 평범한 팝콘(…특이한 팝콘이 있는가는 둘째치고)이라 먹을만도 했고요.

    1. Ritz

      적어도 먹을 것끼리 콜라보하는 게 최소한의 선 아닐까 싶어요.

      그러고보니 팝콘은 안 찾아봤네요. 다음번에 들르면 팝콘을 사보겠심.

Leave a Reply

Your email address will not be published. Required fields are marked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