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ince.2000.09.07

꽤 오래전부터 유명했지만, 국내에서는 개봉이 늦어진 영화입니다. 영화가 개봉하기 전에 이미 주제가 격이었던 곡이 유행을 한번 타고 지나갔지요(이 곡의 뮤직비디오도 꽤 유명했지만, 반드시 영화 초반에 그 곡이 나오는 군무 장면은 보시길 권합니다. 정말 입을 쩍 벌리게 만들만큼 화려하고, 박진감있는 촬영이어서, 노래의 매력을 120% 상승시키더군요).

크게 기대는 안하고 보러 갔습니다만, (정말 기대를 안해서인지) 영화는 너무 멋있었습니다! 올해 보았던 그 어떤 영화 중에서도 최고더군요. 마치 예전의 ‘잃어버린 아이들의 도시‘에 나왔던 것 같은 어둡고 몽환적인 세트장-1900년의 파리-에서 일어나는 치기어린 작가와 요염한 창부의 이야기는 마치 동화같기도 하고, 슬픈 소설처럼도 보였습니다. 1900년에 일어나는 과거 속의 이야기는 21세기적인 감각으로 리뉴얼되고, 보는 사람으로 하여금 화면에서 눈을 떼지 못하게 합니다. 그리고 영화가 끝나면 두 편의 뮤지컬을 한꺼번에 본 것 같지요. 동화책 속의 마을과도 같은 파리의 전경을 정신없이 밀었다 당기는 카메라 워크도 인상적이었습니다.

온갖 팝송이 어레인지 되어 뮤지컬처럼 극 속에 녹아 들어가 있고-도중에 마돈나의 ‘like a virgin‘의 리메이크 곡은 정말 압권입니다-, 니콜 키드먼은 정말 이 영화 속의 주인공인 샤틴 역을 위해 태어난 마냥, 완벽하게 연기를 했습니다. 신비하게까지 보이는 청녹색의 눈동자와 새빨간 립스틱은 니콜 키드먼이기에 소화할 수 있었다고 생각합니다. 닳고 닳은 창부, 그러나 어딘지 그 모습이 다는 아닐 것 같은 신비함은 요기와 카리스마의 집결체더군요. 그래서 상대역이었던 이완 맥그리거의 매력이 많이 두드러지지 못했던 듯 합니다.

국내 개봉 포스터의 ‘치명적인 유혹이 있는 곳‘이라는 표현은 솔직히 수입사에서 이 영화를 보고 만든 카피일까…라는 의심이 들게 하더군요. 물랑루즈는 치명적인 유혹이 있는 ‘그렇고 그런‘ 곳이 아니라 가장 마지막 순간에도 미워할 수 없는 ‘좋은 사람들‘이 만들어가는 무대의 장입니다. 그리고 그곳을 배경으로 만들어가는 ‘사랑 이야기‘지요.

반드시 영화관에서 보시기를 권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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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 responses

  1. 리츠코

    호… 정말 인도 분위기를 맞춘 것이었단 말인가요. ^^; 난 짝퉁이지 않을까 했는데… 인도영화. 음. 본 적은 없는데 왠지 애매한 이야기들만 많이 들어서 이미지가 좀…^^;; [11/05]

  2. 까망별

    동생도 저때문에 억지로 인도영화를 본 덕에 물랑~을 보면서 너무 반가웠다고, 캡 좋아하더군요. 역시, 인간은 세뇌되기 나름이라니까요… 호호호홋~ 릿짱 한번 볼테야? ^^ [11/05]

  3. 까망별

    극중에서 ‘인도노래와 춤‘이 나오잖아요. 정말 똑같아요. ^^;; 인도영화… 집에 몇편있지만, 물랑루즈에서 보니, 새롭고 너무 반갑더라구요. [11/05]

  4. 리츠코

    노래만 잘하면 되나. ^^; 얼굴도 잘생겨야지? ^^; [11/04]

  5. 파자마

    노래 잘하는 남자가 꼬시면 저렇게 멋지구나…쩝… [11/04]

  6. 장미의신부

    바뀐 그림쪽이 더 멋지군요. ^^; [11/02]

  7. 크리스

    얼마나 재밌었으면 그림까지 바꿔가면서…^^; 난 실기 마감이 끝나야 보러갈수있을텐데….그때까지 상영해주길…ㅠ.ㅠ [11/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