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abula Rasa

Jackie is always OK
개인적으로 성룡 영화를 참 좋아합니다. ^^(요즘 신문에서는 본토 발음으로 쓴다고 청룽..이라고 합디다만 뭐, 저는 그래도 성룡이 더 편하군요) 뭐, 예전의 영화들은 다 챙겨서 보지 못했지만 최소한 대학에 들어오고 영화관이라는 곳을 좀 자주 가게 된 후로는 성룡 영화들은 대개 영화관에서 봤던 듯 하군요(얼마 전 졸작으로 관객들로 하여금 기염을 토하게 했던 엑시덴털 스파이 빼고. 이 영화는 아직 못봤습니다).

이 러시 아워 전편도 영화관에서 봤었던만큼, 2편도 (주변에서 재미가 없네 어쩌네 하는 평에도 불구하고) 극장에서 봤습니다. 성룡의 영화라는 게 왠지 나이가 들어서도 몸을 아끼지 않는 액션은 영화관에서 봐주는 게 예의일 것 같아서 말이지요. ^^;
어쨌거나. 저는 원래 영화보는 눈이 까다롭지 않아서 그런지 재미있었습니다. 사실 성룡 영화에서 무언가 ‘스토리가 빈약하다‘거나 ‘남는 게 없다‘는 평가는 편의점에서 가서 ‘왜 여기는 미디움 웰던으로 구운 스테이크가 없냐‘고 하는 것과 다를 바 없다고 생각합니다. =_= 성룡의 영화는 그냥 그 순간 보고 즐거우면 그만인 것이지요. 그리고 대역을 쓰지 않은 재치있는 액션신만으로도 영화비는 아깝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작품에 대한 이런저런 이야기들은 접어두고, 오늘 영화를 보면서 개인적으로 정말 감동을 했던 것은, 영화 본편이 아닌 성룡영화의 전매특허인 NG 모음에서였습니다. 항상 그렇듯이 촬영 중에도 이리 깨지고 저리 깨지는데, 그 중에서 꼭 한번은 ‘호되게‘ 다치는 장면이 나오지 않습니까. 성룡이 다치고 주변에 스탭들이 달려오면서 괜찮냐고 물어대는데, 성룡이 ‘Jackie is always OK‘라고 대답하더군요. 특유의 눈주름 많이 잡히는 웃음을 지으면서 말이지요.
왠지 그 말이 가슴에 와 닿았습니다. 나이가 들어서도 몸을 아끼지 않고 관객을 속이지 않는 액션 영화를 찍으면서 ‘나는 항상 괜찮아‘라고 말하는 모습에 감동했습니다. 저런 믿음이 있기에 그런 액션 영화가 나오는 것이겠지요.

어쨌거나. 영화는 재미있었습니다. ^^ 딱 성룡 영화만큼 말이지요. 그 흑인 배우 크리스 터커가 좀 덜 시끄럽고 장쯔이가 좀 더 비중이 컸으면 어땠을까 싶긴 하지만, 그래도 성룡의 연기 만으로도 즐거웠습니다.^^ (근데, 나중에 보니 악역으로 나왔던 아저씨가 ‘마지막 황제‘에 나왔던 존 론이더군요. 왠지 낯이 익다 했더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