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ince.2000.09.07

며칠전에 키다리 아저씨 이야기를 했더니 린양이 의외로 아직 안 봤다길래(어릴 때 내가 틀어준 애니메이션─한 장짜리 니혼애니판 요약본─ 끝부분만 본 기억이 있다고) 주문.

이 책의 1912년 오리지널 초판본은 이런 디자인이었다 한다.

이제는 처음 저 책을 읽던 나이의 내가 아니라서, 자비스는 음험하게 보여 별로지만 그래도 주디의 씩씩함, 아기자기한 학교 생활 이야기는 여전히좋다. 😀

좋아하는 작품의 작가에 대해 알아보는 걸 좋아하는데 생각해보니 이 작가에 대해서는 별로 아는 게 없어서 이래저래 검색해보니 진 웹스터의 본명은 Alice Jane Chandler Webster. 아버지는 마크 트웨인의 비지니스 매니저이자 출판업자였고(무능해서 나중에 마크 트웨인에게 잘렸단다) 어머니는 마크 트웨인의 조카였다고.
책 내용을 봐도 알 수 있지만 작가 본인이 교도소, 고아원의 복지 상태를 개선하는 일, 여성의 참정권과 여성 교육 문제에 적극적이었다고 한다.

작가 본인의 연애사가 좀 특이(?)한데, 친구의 오빠였던 글렌포드 메키니와 사랑에 빠졌으나 그는 이미 결혼을 한 상태였고 그의 아내는 심한 정신병을 앓고 있었다고.(어쨌거나 불륜 아녀…) 이혼이 쉽지 않았던 시절이라 두 사람은 7년의 시간을 기다려(혹시 그래서 주디랑 샐리 오빠를 안 엮어준건가…😑) 마침내 메키니는 아내와 이혼하고 진과 결혼했는데, 결혼 1년만에 첫 딸을 낳은 작가는 산후 후유증으로 마흔 살의 이른 나이에 사망했다.
노산과 산후후유증으로 인한 죽음을 들으니 샬롯 브론테 생각도 나고, 빨간 머리 앤이나 작은 아씨들을 생각할 때 작가가 좀더 장수했더라면 후속작이 몇 편 더 나오지 않았을까 싶어 아쉽다.(샐리가 고아원을 운영하면서 주디와 편지를 주고받는 후속편이 있다고 알고는 있는데 아직 읽어보지는 않았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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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 responses

  1. 낙원의샘

    와~ 키다리아저씨 작가의 이야기는 첨 들어보는데, 나름 쇼킹하다면 쇼킹하네요.

    1. Ritz

      샬롯 브론테 전기 읽으면서도 ‘최~대한’ 미화하긴 했지만 어쨌거나 유부남 쫓아다니다가 결국 까였다는 이야기에 깼었는데 저 작가는 작가 본인이 무슨 제인 에어도 아니고…;;

  2. 요즘애들한테 키다리 아저씨는 별로이지 않으려나요…키잡…이랄까 나이차 커플만 나와도 다 잡아죽이려는 분위기던데…-_-; 그러고보니 카츠다 분 단편 괜찮았는데 번역판이 안나왔던듯?

    1. Ritz

      그래서 요즘 애들 그 나이대에는 어떤 감상일까 궁금해서 권하는 것도 있어요. ^^; 아까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 이야기하면서 혜린이가 집에 있는 전집용 요약본으로 봤더니 엔딩이 마치 ‘여기에서 세이브하시겠습니까?’ 같았다고 해서 빵 터졌거든요.

  3. 샐리가 고아원 원장 하는 후속편도 괜찮습니다. 린양에게 보여주시는것도 추천.

    그런데 거기서 샐리가 연애하는 내용이 지금 적어주신 작가의 사연과 비슷하네요.. @_@ 부인이 정신병원에 있는 연상남 의사..

    1. Ritz

      키다리 아저씨 속편은 예림당에서 나온 아동용 딱 한 종류만 보이네요;; 읽고 취향에 맞았다고 하면 그냥 원서를 사주는 게 나을 것 같아요. -_-;;

      예전에 브론테도 그렇고 작품 구석구석에 자기 이야기가 들어가는 경우가 많더라고요. 이 작가도 후속작에서는 자기 이야기를 많이 넣었었나보네요. : )

    2. dan

      사실 제목이 엄청 유명한 작품들은 잘 안보게 되는 것 같아~ 현재 사회상에 따라 느끼는 점도 많이 다르고~ 2편은 읽다가 잠시 봉인 해놓은 자!! 잠시라고 하기에는 이미 3년이나 지난 ㅡ.ㅡ;;
      뮤지컬 키다리아저씨 하면 보러 가 주세요!! 제루샤의 성장이 내 맘에 와 꽂힘~♡ 러브러브는 그 담이야… 늙다리 아저씨… ㅡ.ㅡ+
      아!! 왓챠에 해외버젼 뮤지컬이 올라와 있긴 한데… 난 뮤지컬은 한국어로 보는게 좀 더 좋은 쪽이라!! 가사가 잘 들리니깐 의미를 곱씹게 되!!

      1. Ritz

        내가 하멜 표류기를 읽다가 잠시 봉인하고 8년만인가 다 읽었었지. ㅋㅋ

        요즘은 우리 때 고전이라고 읽으라고 했던 것들을 굳이 읽으라고 하지는 않더라고. 사실 시대가 너무 변해서 정서가 안 맞는 내용도 너무 많기도 하고… 저 키다리 아저씨도 나 어릴 때 읽으면서 너무 재미있었는데 나이 들고 보니 저 늙다리 아저씨가 쫌 그래… 그냥 주디가 귀엽고 내용도 아기자기해서 권해봤네.

        뮤지컬이 있구나~ 혜린이 뮤지컬 좋아하는데 공연 보이면 한번 가봐야겠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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