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 몇주 묘하게 TV에서 해주는 주말의 영화들을 보게 되는데(평소에는 그 시간에 TV앞에 있지를 않다보니) 지난주의 ‘13층‘도 보면서 좀 뜬금없다 싶었지만 오늘 본 ‘아스테릭스 : 미션 클레오파트라‘는 정말로 자다가 남의 다리 긁는 영화였습니다…;
개봉 당시에는 영화관에서 볼까 싶기도 했는데 비디오라도 빌려 봤더라면 빌려본 돈이 좀 아까웠을 것 같네요.
프랑스 영화에 대해 선입견이라고 해도 할 말 없지만, 어째서 프랑스 영화는 이런 오락 영화조차 이렇게 지루한 걸까요. -_-;; 프랑스에서는 흥행 성적이 상당히 좋았다고 알고 있는데 말이지요.
영화 내용은, 로마에 의해 모든 지역이 통치되던 기원전 52년. 클레오파트라와 연인 시저가 그녀의 자존심을 건드리자 가뜩이나 콧대높은(?) 그녀는 자신의 민족의 우월함을 증명하고자 ‘사막 한가운데에 세상에서 가장 화려한 궁전을 석달 안에 지어보이겠다‘고 합니다. 그렇다고 그 궁전을 설마 클레오파트라가 직접 짓겠습니까. -_-; 그 말도 안 되는 내기의 희생양이 된 이집트 건축가 누메로비스는 기간 내에 왕궁을 완성하기 위해 마시면 초인적인 힘을 내는 ‘마법의 물약‘을 얻고자 갈리아 마을의 마법사 파노라믹스를 찾아갑니다.
그리고 이 내기에는 로마인들의 기를 죽이고자 하는 목적도 있다는 말에 결국 파노라믹스와 아스테릭스, 오벨릭스는 그를 도우러 함께 이집트로 출발합니다…
우리나라 영화 ‘스캔들‘이 시대극에 현대적인 감각을 잘 섞었다고 한다면 이 ‘미션 클레오파트라‘는 딱할 정도로 현대적인 요소가 겉돕니다. 오만가지 패러디들이(심지어 타이타닉까지) 난무하는데 마지막의 누메릭스의 격투 장면은 허해서 그야말로 쓴웃음밖에 나오지 않더군요. 게다가 왜 이리 러닝 타임은 길고 누가 대본을 썼길래 그리도 개그가 썰렁한 것인지..T.T 등장인물들의 대사들이 상당히 썰렁한 개그콘서트를 방불케 했습니다.
영화에서 볼만한 건 의상 담당들이 밤새 코피 쏟았을 것이 눈에 훤한 클레오파트라의 의상과 모니카 벨루치의 몸매뿐이었습니다.
Responses
원래 남편이 남동생이었으니까… 밖으로 나돌았다고 하더군.
뭐 어느 민족이든 그런 식의 컴플렉스는 있을 지도. ^^; 시저는 클레오파트라의 연인이었던 적이 있지요. 아마 둘 사이에 아이도 있었던 걸로 기억하는데…(이원복의 먼나라 이웃나라를 보면) 시저가 바람둥이였던 만큼 클레오파트라도 만만치 않았던 걸로 알고 있는데 뭐 유유상종일지도. ^^
카이사르(시저)가 클레오파트라의 연인이었나? 그 바람둥이가? 게다가 저 야만스런 갈리아인들은 카이사르시대에 이미 로마와 카이사르에게 충성을 맹세하고 북쪽 야만인(게르만)을 격퇴하는데 힘을 더하고자 군대를 파병하기까지 했구만. 프랑스인들도 알고보면 컴플렉스 덩어리라는 것일까?
가족오락영화임을 감안해도 너무 썰렁하더군요. 원작만화를 생각하며 비교하면 그럭저럭 볼거리는 있었지만.. 시녀와 아스테릭스가 눈맞는 장면이랑 애니합성장면은 재밌었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