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ince.2000.09.07

끝나지 않았을까 걱정했는데 이번주까지는 상영을 하더군요.(다음주는 모르겠습니다만..;) 보고 나니 상당히 재미있어서 놓쳤으면 후회했을 것 같습니다.
이 사랑할 때 버려야 할 아까운 것들에 대해 총평으로 하자면, 차분하고 세련되었지만 정신없이 웃을 수 있는 코미디 영화였습니다.
잭 니콜슨과 다이앤 키튼이라는 초로의 배우(이제 중년이라고도 하기 어렵군요..;)의 배우들의 탄탄한 연기력만으로도 영화가 이렇게까지 매끈하고 세련될 수 있다는 점에서 참으로 감탄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내용은…
부유한 독신남 해리 샌본(잭 니콜슨)은 20대의 ‘영계’들만 사귀며 자유로운 삶을 사는 진정한 플레이보이. 미모의 경매사인 마린(아만다 피트)과 오붓한 주말을 보내기 위해 마린 엄마의 해변 별장에 놀러간 해리는 섹스를 하려던 결정적인 순간에 심장발작을 일으켜 병원응급실에 실려가는 신세가 된다. 나이를 잊고 너무 무리를 했던 탓. 동생 조(프랜시스 맥도먼드)와 주말을 보내려고 별장에 온 에리카(다이앤 키튼)는 엉겹결에 해리의 건강이 좋아질때까지 그를 돌봐줘야할 처지가 된다.한편 해리의 주치의인 젊은 미남의사 줄리안(키아누 리브스)은 평소에 흠모하던 희곡작가 에리카를 만나자 20여 년이라는 나이 차이에도 불구하고 그녀에게 매료되고 만다. 줄리안의 저돌적인 구애에 당황하는 에리카. 그러나 그녀는 해리에게 더 끌리는데…

자신의 엄마와 남자친구 사이의 미묘한 기류를 눈치챈 마린은 쿨하게 해리와 끝낼 것을 선언하고 해리 역시 이 제안을 받아들인다. 또다시 별장에 둘만 남은 해리와 에리카는 사랑에 빠지지만 서로가 서로에게 기대하는 바가 다르다는 것을 깨닫고 뒤늦은 나이에 실연의 상처로 아파하게 되고… 이때부터 이 두 사람의 미묘하게 밀고 당기는 감정 싸움(?)이 시작된다.

젊은 선남선녀의 사랑 이야기에 있어서 밀고 당기기란 보다보면 짜증이 나기도 하는데, 이 멋진 커플의 밀고 당기기(?)는 참으로 솔직하면서도 젊은 사람들 못지 않은 수줍음과 귀여운 면까지 겸비하고 있었습니다. 정말로 이 영화 속에서 다이앤 키튼은 ‘사랑해볼 만한 여자’였어요. 다이앤 키튼이 나오는 영화 중에서는 ‘조강지처 클럽’ 정도밖에 제대로 본 게 없는데, 거기서도 그렇고 여기서도 그렇지만 지적이고 신경질적고, 강해 보이지만 내면은 약한 연기가 참 마음에 듭니다.

캐스팅에 대해 이야기하자면 이 영화만큼 출연진 전체에 호감이 갔던 작품도 드물었습니다. 실제 생활이 저렇지 않을까 상당히 의심스러운 잭 니콜슨의 연기, 약간 푼스같으면서도 매력적인 다이앤 키튼도 그렇지만 특히 키아누 리브스가 이다지도 ‘상큼한'(왠지 씨익 웃으면 이가 번쩍 빛날 것 같은) 호남으로 나오는 건 처음이었네요. ^^(매트릭스보다 훨~씬 나았음)

이 영화의 감독 낸시 마이어스는 전작인 왓 위민 원트에서도 그랬듯이 여자들의 감정의 기복과 흐름을 참으로 절묘하게 잡아내어서 영화에 녹여넣는 사람인 듯 합니다. 전작과 마찬가지로 보면서 공감할 수 있는 장면들도 많았거든요. 나이가 많은 사람들을 주인공으로 삼았더라도 조금도 보기 흉하거나 하지 않은 예쁜 영화였습니다.

이 영화에서 다이앤 키튼이 입고 나오는 옷들은 하나같이 제가 좋아하는 스타일이었습니다. 일부러 그런 것 같긴 하지만 영화 속에서 잭 니콜슨과 다이앤 키튼은 차분한 톤의 옷을 즐겨 입고 나옵니다. 잭 니콜슨의 경우 별장에서는 베이지 계열을, 집으로 돌아가고 나서는 검은 색 계열을 주로 입지요. 그래서 영화 전체의 분위기가 좀 더 세련되게 보이는지도 모르겠네요.

좀 다른 이야기지만….

오랜만에 코엑스몰에 가니 생긴 묘한 흉물

저기 던져진 돈들은 모두 코엑스몰에서 먹는 걸까…;
장히 돈 던지고 싶지 않게 생겼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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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 responses

  1. 파자마

    울 신랑도 화가 난 듯이 백원 짜리 몇 개를 던지더니만, 갑자기 정신을 차리고 “아…십원짜리로 바꿔서 던질걸…” 하고 후회했으나, 이미 때는 늦었었음. -_-;;

  2. 던지고 싶은 욕망이 불끈불끈..-_-
    성공한 마케팅이군요. (-_-)b

  3. 맞춰서 깨버리려고 던진 것인듯.

  4. 쌩후니

    저기 있는 동전들은 소원을 빈게 아닌… 저녀석을 맞출려고 던진게 아닐까요?,,, 쿨럭… ;;

  5. gample

    저 흉물의 비웃는 듯한 표정이 정말.. -_-;
    ‘니가 넣을 수나 있겠어?’라는 듯 하군요.(10원짜리들을 던져서 패주고 싶다. -_-;)

  6. 매우 산뜻한 영화였습니다. 산전수전 다 겪은 사람들이 보여주는 이야기라서 그럴지도 모르지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