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ince.2000.09.07

오배송이 많아서 마켓 컬리를 안쓴지 좀 됐는데, 새로 바꾼 현대카드에서 매달 6천원 할인 쿠폰이 나오기 시작하면서 다시 한달에 한두번은 쓰는 중.

그 사이에 꼭 자사 전용백이 아니어도 집에 있는 타사 배송백을 등록하면 거기에 주문한 상품을 넣어두고 간다든지(그놈의 배송백 더 이상 늘리고 싶지 않다…) 좋은 쪽으로 바뀐 점도 있었는데 가장 크게 바뀐 건 이른 시간에 주문하면 당일 저녁 9시~새벽 1시 사이에 물건이 도착하더라. 빨리 받아서 정리해 넣고 잘 수 있는 건 좋지만 받을 때마다 ‘너무 빨리 오는 게 아닌가?’ 싶어 기분이 묘하다.

오늘은 아침에 일어나자마자 급하게 주문할 게 있어서 오전 7시 반쯤 쿠팡 프레시로 몇가지를 샀더니 오후 4시에 받았다.

이쯤되면 어느 정도까지 빨라질 수 있는지 궁금할 정도.

우리나라에서 가장 잘 먹힐 서비스는 역시 ‘빨리빨리’겠지만 그 뒤에서 얼마나 많은 일들이 무시무시한 속도로 돌아가고 있을지를 상상하면 좀 섬뜩하다.

나는 직업이 주부라 이런 장보기는 내 일에 필요한 일종의 ‘툴’이고 동네에서만 장을 봐서는 채울 수 없는 것들(특히나 우리 동네 슈퍼의 야채 품질은 정말 헬이라 괴롭다), 가격면에서 훨씬 저렴한 것들도 있다보니 안 좋은 사건사고가 터질 때마다 가능하면 덜 쓰려고 노력은 해보지만 완전히 안 쓰기는 어렵고, 그래서 쓰면서 편하지만 한편으로는 늘 불편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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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responses

  1. dan

    이 배달 속도는 좀… 매번 감사와 경악의 경계선에 있어!! 최저가 아니면 가능한 당일 배송은 안 쓰려고 하는데… 더! 더!! 내가 많이 움직여야되!!

    1. Ritz

      한동안 거의 한 군데에서만 배송을 받아서 몰랐는데 그 사이에 다른 서비스들은 또 이렇게 엄청 빨라져 있어서 이 속도는 좀 정상이 아닌 것 같은데? 싶어. 당일배송에 익숙해지니 택배 이틀 기다리는 것도 귀찮아지더라니까. 말 그대로 누군가의 노고에 감사하지만 경악스럽고 한편으로는 중독되는 것 같아 무섭지.;;

  2. 새벽 배송이라니 호주 사는 저한테는 진짜 먼나라 이야기네요.
    돈만 있으면 세상에서 젤 살기 편한 나라가 한국이라고 농담처럼 얘기하곤 합니다만 누군가의 편리함을 위해 얼마나 많은 이들의 부당한 노동이 갈아 넣어지고 있는지를 생각하면 굳이 그렇게까지 해야하나 싶은 것들도 많긴해요. 여기랑 거기랑 섞어서 딱 중간 정도면 좋겠어요.

    1. Ritz

      그러게요. 온라인 배송인데 이렇게 반나절 안에 도착해야 하나 싶고 그러네요. 다음날 새벽에 받아도 충분한데… 근데 정말 이 새벽배송은 한번 쓰고 나면 끊을 수가 없어요;;

      돈만 있으면 제일 살기 편한 나라라는 말, 저도 가끔 쓰는데 사실 돈이 있든없든 제대로 일하면 제대로 편하게 살 수 있어야 할 텐데 말이예요. ㅜ.ㅜ 벌어들이는 만큼 잘 나누며 사는 게 이렇게까지 어려울 일인가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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