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ince.2000.09.07

이름부터 화려한 금각사(킨카쿠지. 金閣寺)
금박이 너무 번쩍거려서 정말 ‘금’처럼 보이지도 않을 정도인 이곳은 정작 금을 바른 누각보다는 전체적인 정원의 분위기가 마음에 들었습니다.
저는 이 일본 사찰들의 금칠은 그다지 매력이 없더라구요.
여기저기서 번쩍거리는 누런 금칠을 보고 있자면 저렇게밖에 과시할 수 없었나 하는 감상과 함께 차라리 우리나라 경주의 단청들이 좀더 운치 있어 보입니다.

이게 몇백년전 심어진 분재가 이만큼 자란 것이라고 하네요.

이곳은 1397년부터 10년에 걸쳐 제3대 아시카가 요시미츠 쇼군이 세운 곳으로 1950년에 화재로 소실된 것을 재건하였다고 합니다.
원래 별장이었는데 주인이 죽으면서 절터로 기증했다고 가이드가 그러더군요. 흔히 일본인들이 정원을 꾸미면서 그 정원에 우주의 삼라만상을 갖춘다고 하는데 왠지 딱 그런 느낌이었습니다. 멋들어지게 자란 오래된 분재라든지 배를 띄워둔 연못 같은 게 말이죠.

가장 마음에 들었던 곳은 안에 있는 자그마한 정자(?)였는데 주인이 살아 생전에 거기서 차를 마시며 해지는 모습을 감상하는 것을 즐겼다는 하더군요. 문득 ‘이렇게 별장을 지어두고 고즈넉하니(라기엔 좀 화려했을지도) 살았다면 얼마나 좋았을까’ 하는 부러움이 좀 들었습니다.

이곳이 바로 석양을 바라보며 차를 마시는 정자
금칠된 누각과는 다르게 단아한 분위기가 마음에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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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responses

  1. 리츠코

    파자마>나도 궁금하더라. 도둑은 안맞을라나 몰라. 금각사 안의 저 금칠 누각은 연못 가운데에 있어서 아마 도둑들이 들어가기 힘들지 않을까 싶더군.

  2. 파자마

    나도 유럽의 어디에선가 금칠만발인 성 비스무리한 곳에 가본 것 같은데…스페인이었던가…( “)

    근데 도둑이 금 홀랑 벗겨가는 일은 없나봐?

  3. 리츠코

    N@>아니, 영국도 그렇게 금칠이 많던가요. -_-;(역시 영국과 일본은 왠지 닮은 데가…) 우리나라는 금을 몸에 걸고 다녔으면 다녔지 건물에는 안 발랐을 것 같아요…;

  4. 현대인들에게 금칠은 어딘지 졸부스러워 보여서… 하지만, 영국 왕실도 그렇게 금칠을 좋아하더군요. 분명히 경주도 예전에 다 금칠되어 있던게 벗겨진… -_-;