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ince.2000.09.07

실제로 제가 치료받는 의사 선생님은 40대 초반 정도의 차분한 남자분
(저런 의사라면 당장에 뛰쳐나와야…-_-)

지난주에 발견했던 충치를 치료하러 갔더랬습니다. 전혀 아프지 않은 상태에서 갔던지라 크게 썩었으랴 싶었는데 ‘정말 안 아프셨어요?’하고 되물을 정도로 상태가 안 좋았나보더군요. X레이 사진으로 봐서는 신경치료가 필요없을 것 같은데 육안으로는 필요할 것 같다는 진단과 더불어 의사가 선뜻 마취를 했습니다.

실은 이 마취라는 것을 처음해봤습니다.(…)
사랑니를 뽑을 때 마취를 해보겠군, 하고 생각했는데 예상보다 좀더 일찍 경험해보게 된 셈입니다만 (오늘 한 건 2시간짜리 약식 마취이긴 하지만) 상상했던 것보다는 별로 아프지도 않았고 마취한 곳은 얼음을 한 1시간쯤 얹고 있었던 것처럼 얼얼하기만 하네요. 게다가 상태가 심해서 많이 치료를 한 것 같은데 전혀 무감각한 채로 있을 수 있었으니 정말로 다행이었습니다. 그리고 사랑니 치료에 대해 약간은 걱정이 덜하네요.

치료에 들어가보니 아슬아슬, 미묘하게 신경은 안 건드린 것 같다는데 그래도 워낙 상태가 심해 처리 후에는 이가 (모 아저씨 표현을 빌자면) 깍대기만 남을 정도여서 원래 계획대로 본을 뜨지는 못하고 일단 신경을 안정시키는 걸로 구멍을 채워넣은 채 돌아왔습니다.
두 주 정도 있어보고 별 문제가 없으면 본을 뜬다고 하니 오히려 스케줄상으로는 여유가 생긴 셈입니다만(다음주에 졸업식에 여행에 은근히 잡일이 많아서…) 사랑니를 뽑는 길은 아직도 멀기만 한 것 같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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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 responses

  1. 리츠코

    gample>신경치료를 해야 하지 않을까 해서 마취부터 한 게 아닐까 싶어요. ^^; 그리고 마취해보니 차라리 아픈 줄 모르고 치료받는 게 낫긴 하더군요. 스케줄은 아무래도 제 여행 날짜 때문에 이래저래 좀 밀리게 되더라구요. ^^;;(내가 한가해 보였나? –;)
    저는 그냥 한번에 조신하게 한회분 치료만 받을래요…-.ㅜ(금니는 카리브해에 가실 일이 생기시면 하시라~)

  2. gample

    마취 좋지요. 뿅가지요. 저는 어제 다녀왔는데 아직도 금니에 대한 환상을 버리지 못하고 있습니다.
    근데 충치에 대한 단계를 4단계로 표현한다면 신경에 닿는 건 3단계로(1단계. 아프다, 2단계 통증이 사라졌다. 3단계 죽이게 아프다) 이때가 매우 아픈 시기에 속하는 것으로 기억됩니다만.. 신경도 닿지 않았는데 ‘정말 안아프셨어요?’라고 하는 건 뭔가 좀 질질 끈다는 인상이군요.(신경치료 아닌 것은 마취 안해도 되던데..) 그래도 주변사람들 말보다 전문가의 말을 믿는게 중요하니 믿고 따르세요. 전 신경치료중인데도 마취따위는 필요없다는 터프가이의사를 만났는데 이 아저씨가 가 한회분도 아닌 2회분의 치료를 당일이 죄다 끝내버려서 끝나고 나니 다리까지 후들거리더군요. -_-;

  3. 리츠코

    lazydog>음, 충치가 잘 생기는 이가 있는 것 같아요. 저희집은 둘째동생이 정말로 어릴 때 이가 많이 썩어서 고생했거든요. 저는 마취할 만큼 큰 치료는 한 적이 없었는데(대부분 아말감) 둘째는 취학 전에 이미 어금니 쪽에 금니가 눈부시게 번쩍거릴 정도였지요. ^^ 아무리 신경써서 관리를 해도 충치는 찾기가 어렵기 마련이니 반성까지는 하지 않으셔도 되지 않을까 싶어요. ^^;;;
    저녁때 엄마랑 밥 먹으면서도 한 이야기지만 어릴 때는 역시 장기적으로 보면 씌워버리는 게 제일 좋더군요. 때워도 결국 다시 썩어서 결과적으로는 치과를 두번 가야 하는 셈이거든요. -_-;

  4. lazydog(Tom)

    만4살 유진양도 얼마전에 처음 마취를 했습니다. 이가 깨끗해서 방심했더니 이와 이사이에 충치가 생겨서 말이죠. 심하진 않아도 위치가 나뻐서 결국 씌우기로 했거든요.(양쪽 옆구리라서) 특이한 것은 아이들은 마취를 하면 감각이 없으니까 그쪽 볼을 손으로 쥐어 뜯거나 이로 꽉 물어서 굉장히 심한 상처가 생긴다고 합니다. 그리고… 유짱도 잠깐 물먹느라 솜을 뺀 사이에 입술 안쪽을 물었답니다. 다행스럽게도 심하지 않아서 빨리 낫긴했었습니다만, 어쨌든 치료 후에도 3시간이나 솜을 꼭 물고 있었던 유진이었습니다. 여태까지 마취를 안해보셨다니 잘 키우주신 어머님께 감사하셔야 할지도… (저는 반성중!)

  5. 리츠코

    마아가린>나의 심난한 사랑니 치료에 좌절해서 시간을 끄는 것일라나? ^^; 잘은 모르겠지만 치료는 특별히 못하는 것 같지 않음.

  6. 마아가린

    그 의사..어째 시간끄는 이미지가 풍긴다..-0-
    머 잘만 고쳐준다면야 장땡이긴 하다만~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