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ince.2000.09.07

아무리 덥다 덥다 해도 날이 가고 달이 지나면 계절도 바뀌기 마련인가보네요. 일기예보를 보니 며칠 동안 내내 비가 오다말다 하는 모양인데 그 비가 그치고 나면 본격적으로 선선해지지 않을까 싶습니다.
집안 창문들을 다 열어뒀더니 이제 집에서 민소매 입고는 좀 썰렁하다 싶을 정도네요.

오늘 다시 시민관 수업이 시작되어서 나간 김에 수업받는 건물 1층에 있는 루피시아에 들렀습니다.
요즘 들어 낮에 그냥 물 마시기는 싫어서 음료수를 찾다보니 콜라며 오후의 홍차며 은근히 칼로리(?)도 늘고 잔돈도 나가길래 차라리 집에서 아이스티를 우려마시자, 싶어 말이죠.

모를 때는 물어보는 게 장땡이라고 점원한테 아이스티용으로 몇 가지 추천받은 것 중에 향이 확 들어오는 걸로 집었는데 오아시스라는 이름이네요.
설명에 적힌 걸로 봐서는 ‘로즈힙의 신맛이 구아바와 파파야 등의 열대 과일의 달콤한 향을 돋보이게 하는, 아이스티에 딱 좋은 차‘(이런 차 소개 글들 보면 가끔 꿈보다 해몽이라는 생각이..;)라는데, 일단 집에 와서 마셔본 감상도 설명과 크게 다르지 않네요.
이런 달달한 과일향 홍차들은 뜨겁게 마시면 코끝에서 풍기는 향만 마구 달고 막상 입을 대면 홍차 특유의 씁쓸한 맛 때문에 좀 따로 노는 느낌이었는데 차게 마시니 오히려 그 향 자체만으로 즐길 수 있더군요.

계산할 때 점원이 ‘아이스티 만드는 법’이라는 메모를 주면서 그냥 물에서 우리는 게 더 낫다고 하던데 읽어보니 실온에서 8-10시간 정도 푸욱(…) 우리라고 되어 있군요.(무슨 곰국도 아니고..;) 사실 물 끓여서 식히는 것도 꽤 귀찮아서 티백에 찻잎을 넣은 후 물에 담근 채 그냥 뒀는데 생각보다 꽤 빨리 우러나네요.
오후의 홍차가 페트병으로 200엔인데 이렇게 사면 50그램에 550엔(캔에 넣으면 760엔)으로 질릴 때까지 아이스티를 마실 수 있으니 그럭저럭 나쁘지 않은 듯. 향도 이쪽이 더 마음에 듭니다.

차에 별로 조예가 있는 것도 아니고 이런 저런 브랜드 구분할 만큼 미각이 뛰어난 것도 아닌지라 이 루피시아 정도면 가끔 기분 내고 싶을 때(?)나 누군가에게 선물할 때 가격도 참하고 캔 디자인도 아기자기해서 좋아합니다. : ) 가까운 곳에 마침 가게도 있어서 가끔 아이쇼핑 삼아 들르곤 하는데 이런 잎홍차를 파는 브랜드들은 찻잎도 화려해서 눈도 즐겁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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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가니 9월 신제품으로 이 세 가지가 나와 있더군요.
가게에서 마셔보라고 맨 앞에 있는 키케리키를 줬는데 좋아하는 레몬그래스와 민트향이 확 풍겨서 갔던 목적을 잊고 잠시 흔들렸네요..;(홈에 보니 레몬그래스, 레몬 밤, 페퍼민트, 로즈마리, 오렌지 필을 블렌드했다고 되어 있군요) 이름 참 묘하다 했더니 무려 독일어로 ‘꼬꼬댁’ 이었습니다(..).

가운데 캔은 그림이 참 특이하다 했더니 차 이름인 세 파페(C’EST PARFAIT)가 프랑스어로 ‘완벽’ 이라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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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responses

  1. 미사

    루피시아나 카렐이나 일본 홍차들은 포장은 깜찍한데 나한텐 향이 좀 부담스러웠어 ㅠㅠ
    어제 쥐꼬리만큼 -_- 보냈으니 맛있게 시음해보길… ^^

    1. 리츠코

      음, 선물 받았던 마리아주와 비교하면 일본 브랜드들이 확실히 향이 세요.
      도착하면 잘 마시겠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