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ince.2000.09.07

한국에도 런치세트라는 게 있긴 하지만 일본의 런치 세트는 정식 메뉴와 거의 같은데 가격이 반값 정도인 데다가 세트 메뉴로 나오는 경우가 많아서 좋더군요.

이번주에 망년회가 끝나고 집 앞 마루이 백화점 4층에 있는 a la compaque라는 이름의 카페 겸 이태리 요리점을 갔었더랬습니다. 매번 그냥 지나쳐서 몰랐는데 이 집이 내부도 꽤 넓고 천정이 위로 뻥 뚫린 데다가 내부도 상당히 크더군요. 앞쪽에는 온갖 케이크들이 전시되어 있는데다가 식당에서 사용하고 있는 찻잔 및 이런저런 잡화들을 팔고 있기도 했습니다.

처음 갔을 때는 커피만 마시고 나왔는데 런치 메뉴가 괜찮은 것 같아 다음날 사기누마의 친구와 거기에서 만났었지요.

메뉴 중에서 닭고기와 콩을 넣은 토마토 소스 스파게티와 게살과 브로콜리의 오일 스파게티를 시켜봤습니다.
샐러드와 차, 빵이 세트로 붙어 나오더군요. 가격은 천엔이 약간 넘는 정도.

샐러드 드레싱은 머스터드와 양파를 섞은 것 같은데 산뜻한 뒷맛이 좋았고 스파게티는 딱 알맞게 삶긴 데다가 소스도 무난했습니다. 소스 맛이 스파게티로 특화된 맛집보다야 부족하지만 가격대에 비해 꽤 괜찮더군요.
개인적으로 홍차를 시키면 정말 손잡이가 없는 스프 그릇만큼 큰 찻잔에 주는 게 마음에 들었군요(대나무숲은 무슨 사발인 줄 알았다고 하더란..;). 이 사발만한 찻잔은 판매도 하던데 탐났습니다. 

가게 전망이 좋아서 창가 자리에 앉으면 미조노구치 역 일대가 모두 다 보입니다. 케이크도 데코레이션들이 어찌나 예쁜지 차에 케이크 하나 시켜놓고 앉아 있으면 호젓하니 참 좋겠더군요. 실제로 점심 때 혼자 와서 그렇게 시두고 책을 읽으면서 앉아 있는 사람도 꽤 보이긴 합디다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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