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ince.2000.09.07

처음에 화분을 이것저것 들이기 시작할 때 ‘향이 좋다’고 되어있길래 고른 ‘천리향’.(오죽하면 향이 천리를 간다고 할까)

문제는 집에 온 화분에는 일단 꽃이 아직 안 피어있었고 그 상태로 쭉 둬도 딱히 잎이 시들지도, 그렇다고 꽃이 필 기색도 없길래 얘는 뭘까… 했는데.

문득 상품 페이지에 양지, 반양지에 둬도 되고 또 다른 이름으로는 ‘서향’이라고도 한다고 적혀있었던 게 생각나서 ‘아, 얘는 빛을 많이 안 봐도 되나보지?’ 하고 부엌 쪽 창가(우리집 부엌이 마침 서향西向이라)에 뒀다.

그러고도 또 한참이 흘렀는데도 그냥 묵묵히 살아만 있길래 산 것을 버릴 수도 없어 그냥 그대로 부엌 창에 자리를 잡았는데…

아까 식물 카페에 들어갔다가 누가 자기가 키우는 천리향 상태를 좀 봐달라고 올린 글의 댓글에 ‘저건 해를 많이 봐야 해요’ 라는 글이 있어서

⁉

다시 검색해보니 서향이 서쪽 방향이 아니라 상서로운 향기의 서향이었다.😑

빛 많은 데서 흙 바짝 말려가며 키워야 한다고.

…그동안 어두컴컴한 데서 눅눅하게 고생이 많았구려.
마침 빈 자리가 나서 우리집에서 빛을 제일 많이 받는 곳으로 자리 이동.

그리고 이름도 본명이 서향이고 별명이 천리향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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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responses

  1. 디멘티토

    이름 때문일까요, 어쩐지 잎 모양도 활짝 핀 꽃잎같습니다. 잎도 이렇게 근사한데 꽃이 피면 얼마나 더 예쁠지 가늠이 되질 않네요. 이름처럼 그 향기가 멀리멀리 퍼질 것 같습니다.

    1. Ritz

      저도 잎모양 보면서 설마 여기서 향이 나는 건가 잠시 고민했었어요.( ”)
      꽃은 이렇게 생겼다고 하네요. 가운데 부분이 꽃이 필 자리였을 것 같은데 올해는 못 보고 지나갈 것 같아요.

  2. WG

    꽃이 있는 천리향을 샀고 그 해는 잘 즐겼는데 다음해에 꽃이 전혀 안피어서
    화분 산 곳에 여쭤보니까, 꽃 진 꽃대를 잘라줘야 다음해 꽃 본다고 하시더군요.
    3년차 접어드는 지금, 여전히 풀만 많고 꽃대는 아직 안보이는데 올해는 향기로운 꽃을 볼 수 있을까 모르겠어요.

    – 겨울도 춥게 나야 한다고 하셨어요. 하엽이 많이 생깁니다.

    1. Ritz

      해마다 꽃을 보는 게 생각보다 어렵더라고요. -_- 집에 치자나무를 하나 키웠었는데 꽃 핀 채로 가져와서 다음 해부터 꽃이 안 피고 2년인가 3년만에 간신히 한번 피웠더랬어요. 쟤도 그냥 마음 편히 둬야겠네요.

      겨울을 춥게 나야 하는 건 좀 다행이네요. ^^ 화분을 늘렸는데 생각해보니 추워지면 집안에는 들일 곳이 별로 없거든요.;; 쟤는 베란다에 둬야겠어요. 알려주셔서 감사해요~ ^^

      1. WG

        꽃나무 키우기 어려워서 슬퍼요 ㅠㅠ 벌레도 많이 생기고.
        꽃치자 향 너무 좋고 운좋게 연속 꽃을 보긴 했는데, 다음해에 서비스로 받은 장미에 응애가 생기면서 줄줄줄 대참사 ㅠㅠ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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