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ince.2000.09.07

다이소에서 산 항아리에 소국이 잘 어울릴 것 같아서 주황/노랑 믹스 랜덤박스를 주문했는데 당황스럽게도 별로 국화같지 않은(그러나 찾아보니 국화는 맞는) 하얀 꽃이 가장 많이 들어있었다. 아마도 같은 양인데 꽃송이가 크다보니 부피도 더 커보이는 듯.

항아리에 이래저래 꽂아보는데 어째 영… 마음에 차지 않는다.

저 흰꽃과 항아리가 청승맞기 그지 없지 않은가.
애초에 여기에 꽂고 싶어 산 것이니 어떻게든 자리를 잘 잡아보려고 했지만 몇 시간 가만히 화병에 꽂힌 꽃을 바라본 결과, 하얀 꽃은 하얀 항아리와 조합이 좋지 않다.

혹시 다른 하얀 꽃을 샀어도 별로였을까, 생각해보니 뭘 꽂아도 하얀 꽃과 하얀 항아리는 마치 소복을 입은 사연 있는 처자 같다.

아쉽지만 꽃을 전부 꺼내고 화병을 새로 꺼내서 꽃을 수 있는 만큼 꽂은 다음 남은 것들은 모아서 투명한 유리 화병에 꽂아 부엌으로.

어울리는 자리에서는 그저 화사한 하얀 꽃일 뿐인데 괜히 억지로 어울리지 않는 자리에 앉혀두고 못마땅할 필요 있을까.

꽃은 죄가 없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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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responses

  1. Stella⁷ByStarlight

    저는 색만 맞으면 머그컵이나 찻주전자 등 되는대로 막 꽂아요 ☺️

    1. Ritz

      그러게요. 생각했던 이상으로 화병의 색이 중요했어요. ( ”)

  2. 노바영

    하얀것보다는 옮겨 둔 꽃병이 더 잘 어울리긴 합니다
    꽃은 죄가 없지…

    전 꽃 꽂을 줄 몰라 마당 꽃들 절화는 자주 않지만 가끔 뭉텅 걍 아무병이나 쓱 꽂아 두거든요 ㅋ

    1. Ritz

      저도 언젠가 꽃 꽂는 걸 제대로 배워봐야지 하면서도 아직까지 이러고 있네요. ^^;
      꽃은 어지간해서는 어디에 꽂든 예쁘다고 생각했는데 흰 항아리에 흰 꽃은 좀 아니라는 걸 이렇게 배우네요. ^^

      1. 노바영

        흰꽃이 다른 색보다 봉우리가 커서 더 안 어울려 보이는 듯요
        꽃이 이쁘면 되었지요^^

        요래 철 모르고 꽃 피우는 철쭉 예뻐서 아침마다 잘 폈나 살피고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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