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ategory: quote

  • 나 취했노라노리다께 가스오(則武三雄)에게 나 취했노라나 오래된 스코틀랜드의 술에 취했노라나 슬픔에 취했노라나 행복해진다는 생각에 또한 불행해진다는 생각에 취했노라나 이 밤의 허무한 인생에 취했노라 백석 『압록강』(1943) <原文>われ 醉へりわれ 古き蘇格蘭土の酒に醉へりわれ 悲みに醉へりわれ 幸福なることまた不幸なることの思ひに醉へりわれ この夜空しく虛なる人生に醉へり  

  • 가난한 내가아름다운 아름다운 나타샤를 사랑해서오늘밤은 푹푹 눈이 나린다 나타샤를 사랑은 하고눈은 푹푹 날리고나는 혼자 쓸쓸히 앉어 소주(燒酒)를 마신다소주(燒酒)를 마시며 생각한다나타샤와 나는눈이 푹푹 쌓이는 밤 흰 당나귀 타고산골로가자 출출이 우는 깊은 산골로 가 마가리에 살자 눈은 푹푹 나리고나는 나타샤를 생각하고나타샤가 아니올 리 없다언제 벌써 내 속에 고조곤히 와 이야기한다산골로 가는 것은 세상한테 지는 것이 아니다세상 같은…

  • 생사(生死)의 길은이에[이곳에] 있으면서 맺어진 것이니“나는 간다”는 말도못하고서 [어찌] 갈 수 있겠는가[갔느냐]?어찌, 가을 이른 바람에이에 저에 떴다가 질[떨어질] 잎처럼한 가지에 나고서도가는 곳을 [어찌] 모르겠는가[모르느냐]?아아, 미타찰(彌陀刹)에서 만날 나도(道)를 닦으면서 기다리고자 하나이다. 祭亡妹歌-월명사(月明師) 내 주위에서 가장 똑똑하고 가장 인생을 치열하게 살던 두 분이 갑작스럽게 세상을 떠났다.한달 사이에 벌어진 일들이라 소식을 접하고도 아직도 실감이 안 나는데다가 가슴이 그저 먹먹하기만…

  • 가난하다고 해서 외로움을 모르겠는가 너와 헤어져 돌아오는 눈 쌓인 골목길에 새파랗게 달빛이 쏟아지는데. 가난하다고 해서 두려움이 없겠는가 두 점을 치는 소리 방범 대원의 호각 소리 메밀묵 사려 소리에 눈을 뜨면 멀리 육중한 기계 굴러가는 소리. 가난하다고 해서 그리움을 버렸겠는가 어머님 보고 싶소 수없이 뇌어보지만 집 뒤 감나무에 까치밥으로 하나 남았을 새빨간 감 바람 소리도 그려보지만.…

  • 한 남자가 길을 걷다가 맨홀에 빠졌다네.벽이 너무 가파라서 나올 수가 없었지.의사가 지나가자 남자는 소리쳤지.“이봐요! 도와주세요!”의사는 처방전을 써서 던져주곤 가버렸지. 신부가 다가오자 남자는 소리쳤지.“신부님, 맨홀에 빠졌습니다. 좀 꺼내주시겠어요? “신부는 기도문을 써서 던져주고 가버렸어. 이번엔 친구가 지나갔지.“이봐, 조. 나야. 나 좀 꺼내줄래?”친구는 맨홀로 뛰어들었네!남자가 말하길“미쳤어? 이제 둘 다 빠졌잖아”친구가 대답하길“하지만 난 전에 빠진 적이 있어서 나가는 길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