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ag: 소설

  • 일본에 오면서 좋아하는 책만 몇 가지 가져왔었는데 읽었던 책을 읽고 또 읽고 하니 슬슬 지루해지더군요. 원서 책들은 아무래도 해석하랴 내용 파악하랴 정신없어서 보고 나면 어디까지 제대로 본 건지도 까리하고 말이죠.마침 요근래에 지난번에 한국 갔을 때 가져온 망량의 상자를 다시 읽고 있었던 참이라(두꺼워서 읽고 또 읽어도 덜 지겨움..;) 고쿄쿠도 새 시리즈가 나왔다길래 인터넷으로 주문해봤습니다. 우울한 세키구치,…

  • 지난 주말에 조카 졸업 축하 겸 가와사키 언니네 집에서 딩가딩가 놀고 있는데 퇴근해서 그쪽으로 온 대나무숲이 모님의 전언이라며 ‘왕국 붕괴‘라고 한 마디를 던지더군요. 최근에 발매된 델피니아 전기 외전 이야기겠구나, 생각했지요. 왕국 붕괴라니 그렇게 천하통일을 하고 잘 먹고 잘 살 일만 남은 델피니아에 대체 뭔 일이 일어난 걸까 오만 상상을 다하며 집에 돌아와 메신저에 접속하니 이번에…

  • 작년에 동생이 보내줘서 읽고 감상을 쓴다쓴다 하다가 미뤄뒀다가 오늘 생각난김에. 요슈타인 가아더의 ‘소피의 세계’나 ‘카드의 비밀’을 재미있게 읽었던 터라 굉장히 기대 수치가 높았는데 거기에는 훨씬 미치지 못했던 작품이었군요. 어릴 적부터 하염없이 머리 속에서 이야기거리가 샘솟는 남자가 어른이 되어서 그 이야기거리들을 은밀하게 거미줄을 뻗치듯 작가들에게 팔아먹다가 종국에는 자신이 그 거미줄에 걸려 종말을 맞이한다는 이야기인데, 중간중간에 나오는…

  • 요미우리 신문의 제16회 ‘일본판타지소설대상’ 우수상 수상작인 이 ‘보너스 트랙’은 요 근래에 읽은 소설 중에 가장 유쾌하면서도 읽고 나서도 왠지 여운이 남는 작품이었습니다. 국내에서 판타지라고 하면 칼 잡고 용이 날아다녀야 할 것 같지만 여기서 판타지라 하면 ‘비현실적인 요소’를 가진 장르를 지칭하는 말이니 어감이 좀 다르긴 하네요. ^^ 표지로 봐서는 청소년의 로맨스 소설같은 분위기이지만(표지도 원작보다 약 100만배…

  • 우부메의 여름을 다 읽고나니 김형진씨가 이 망량의 상자까지는 읽어보라고 했었는데 드디어 올 여름에 이 책이 번역되어 나왔더군요. 우부메의 여름에서 그 교고쿠도의 장광설에 뜨억했으면서도 이번에 망량의 상자가 나오니 내용이 궁금해지더군요. 아마도 우부메 전반에 흘렀던 일본 특유의 요사한 귀기가 마음에 들었기 때문일 것 같습니다. 예전에 이 책의 원본 두께를 직접 보긴 했지만 과연 라이센스판도 책 두께가 만만치…

  • “표를 보여 주십시오.”“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악!”레이첼은 달팽이 눈 마냥 바퀴 아래로 쑥 들어가 달리는 듯한 속도로 열차 밑에서 달아나기 시작했다. 팔다리 네 개가 제각기 다른 생물인양 움직이고 얽혀가며 그녀의 몸통을 열차 전방으로 운반한다. ―망할 것, 역시 무임승차였구나. 저놈의 기집애를 어떻게 하지. 열차 밖으로 집어던져버릴까. 아니면 거동을 못하게 만든 다음 ‘저는 무임승차를 했습니다’라는 간판을 목에 걸고 역에 매달아버릴까. 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