린양이 입학하고 첫 짝이었던 남자아이가 5년만에 같은 반, 다시 짝이 되었다고.
3형제 중 딸노릇하는, 남자아이치고 굉장히 살가운 성격이었는데 덕분에 린양이 입학하고 첫달은 좀 편하게 보냈던 걸로 기억한다.
아무튼 그리고 나서 5년만에 다시 짝이 됐는데 개구진 아이와 짝을 할 때와는 다른 의미로 린양이 매일 괴로워하는데 집에 와서 이야기하는 걸 들으면 나는 너무 재미있다.(…)
1. 짝이 되고 나서 며칠만에 린양에게 ‘너 성격이 너무 많이 변했다~’ 라고 해서 ‘나는 변한 게 없다’고 했더니 ‘예전에는 요조숙녀 같았는데~’라고 했다길래 난데없이 클래식한 ‘요조숙녀’라는 단어선택에 나는 뿜었고(1학년 때 린양은 지금보다 훨씬 내성적이어서 그때 친구들을 다시 같은 반에서 만나면 ‘많이 달라졌다’는 말은 꽤 자주 들음) 그 단어가 마음에 안 든 린양은 ‘나는 그렇지 않았고 그 요조숙녀라는 말 듣기 싫다’고 했더니 정색을 하면서 ‘나쁜 뜻인지 몰랐는데 기분 나빴으면 미안하다’고 사과했다고.(좀더 물어보니 그 짝도 ‘요조숙녀’의 뜻을 좀 다르게 알고 있긴 하더란)
2. 어느날인가는 난데없이 ‘내가 너를 이름 말고 어떻게 부르면 좋겠느냐’고 물었단다.(…)
이번에도 듣다가 뿜은 나는 뭐라고 대답했냐고 했더니 린양은 단칼에
“계속 이름으로 부르라”
고 했다고.
3. 어제는 린양이 어이가 없다며, 지난주에 본 수학 단원평가 점수가 나오기 직전이었는데 갑자기 짝이
“내가 너보다 점수가 잘 나왔으면 한번만 ‘오빠’라고 불러주면 안되냐”
고 했단다. 이 말을 듣는 순간 나는 이미 대폭소.
그럼 니가 더 잘봤으면 ‘누나’라고 하겠다더냐고 했더니 그것도 아니고 린양이 걔가 쓰는 유투버 말투를 싫어하는데 그걸 안 쓰겠다고 했단다.
결과는 린양이 더 잘봐서 승.(?)
이 이야기를 오늘에서야 나한테 들은 옆사람은 무슨 (개)수작이냐 펄펄 뛰었다.(…)
보통 짝은 한달만에 바뀌니 슬슬 짝 바꿀 때가 되었겠구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