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ince.2000.09.07

‘마틸다’는 여동생이 영국에서 뮤지컬을 보고 와서 린양에게 추천한 책이었는데, 재미있게 봤는지 그 뒤로 뮤지컬도 보고 싶다고 한번씩 이야기하더니 운때가 맞았는지 국내 공연 정보가 떴더랬다.

기사 뜬 날부터 꼭 보러가고 싶다고 다짐(…)을 해대서 결국 한번은 보러가야겠거니, 했는데 우연히 동네 엄마들이랑 이야기하다보니 애들이 이 뮤지컬 보고싶다고 하는 집이 꽤 있더란. 내가 어릴 때 읽은 로알드 달 작품은 ‘초콜릿 공장의 비밀’ 정도가 다 였는데 요즘 애들은 마틸다가 필독서인 모양. -_-; 예매할 때도 좋은 자리가 생각보다 광속으로 빠져나가서 놀랐다.(언제부터 마틸다가 이렇게 메이저였나!)
어쨌거나 나는 어차피 한번은 볼 생각이었으니 겸사겸사 동네 혜린이 친구들 세 명 더 데리고 관람 완료.

공연 시작 전, 끝난 후에는 무대 촬영도 가능.

아이들은 모두 원작을 다 본 상태고 나만 아무런 정보 없이 보러 들어갔는데 1부는 흐름이 약간 느린 데다가 내용이 마치 올리버 트위스트 분위기라 중간 휴식 시간에 아이들에게 ‘이게 진짜 재미있니. 아줌마는 내용이 늠 우울한데? -_-‘ 라고 말했더니 모두 ‘뒤쪽 가면 재미있어요!’ 하더니만 내용도 후반에 반전이 있는 데다가 뮤지컬 볼륨감이 2부에 몰아쳐서 나올 때는 모두 ‘오오~ 재미있었다~’ 하며 나왔다. 예매한 좌석 바로 옆 통로로 배우들 동선이 많이 지나가서 보는 내내 애들이 한층 더 신났다.

마틸다 역도 그렇고 조연들도 린양 또래쯤으로 보이는 배우들이 많았는데 저 나이에 2시간 반을 무대에서 연기에 집중하는 게 내 눈에는 그저 대단했다..; 라스트 신에서 그야말로 엄마의 마음으로 기립박수를 쳐주게 되더란.

아이들이 노래할 때 가사 전달이 좀 약하다든지 사소한 아쉬움은 있었지만 연출도 화려하고 곡도 좋아서 원작 좋아하는 아이들에게 한번쯤 보여줄만했던 작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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