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ince.2000.09.07

2주째 해 한번 안 나고 비가 내리길래 무슨 여기가 영국도 아니고 이 동네가 원래 그런가, 이러고 그냥 장마인가? 했습니다만 드디어 어제 하루 해가 쨍 하고 나더군요(오늘은 다시 흐려졌음 -_-).
잽싸게 대나무숲이 빨래 널고 길을 나섰습니다.

아사쿠사 쪽이 볼 게 많다길래 가볼까 했는데 집에서 거리가 만만치 않아 일단 가까운 데 있는 다이칸야마 쪽으로 방향을 잡아봤네요. 예전에 대나무숲이 이국적인 건물이 많은 럭셔리한 동네였다,더니 과연 그렇더군요.
유럽 분위기의 모자 가게라든지(실크햇은 실물로 처음 봤음) 누군가 눈에 멍든 것처럼 낙서를 한 석상이 인상적이었던(…) 이집트 대사관 같은 곳이 이국적인 분위기를 한층 배가시켰습니다.
예전에 사둔 가이드북을 대충 보고 나선 것이었는데 대개 그렇듯이 돌아다니다보니 뭐가 유명하고 그런 건 별로 상관이 없더라구요. 골목골목이 많아서 이리저리 슬슬 한적하게 돌아다니기에 좋았습니다.

왠지 무지 이국적인(이미 여기가 이국이지만..;) 분위기의 카페라 들어가봤습니다.

카페 창가 쪽에 앉으면 맞은편의 우거진 나무들이 보이는데
담에는 ‘이곳은 사유지입니다’라고 써 있지요…-_-
(이 도심 한 가운데에 저렇게 넓은 정원을 가진 집이라는 건 대체…)

아이스티와 아이스 허브티를 한잔씩 시키고 딸기 타르트를 시켜봤습니다.
가격은 한국의 라리와 비슷한 정도였는데
맛은 지금까지 일본에서 먹은 딸기 타르트 중에서 제일 맛있더군요.
(특히 아래 파이층 바로 위쪽이…)

어느 인테리어샵 쇼윈도우.
코에 거품기를 꽂은 게 재미있길래…;

……..( ”)

아울렛이라고 되어 있길래 100엔샵 정도라고 생각하고 들어갔는데
보통 다른 인테리어 샵에서 파는 물건들은 좀더 싸게 파는 곳이더군요.
이 소젖 아이템(저 머그는 자세히 보면 받침대 부분이..-_-)들은
예전에 시부야 로프트에서 본 적 있는데 거기보다 가격이 약간 저렴하더군요.

역시나 뭔가 럭셔리한 느낌의 맨션들이나 건물이 자주 눈에 띄는 동네였습니다.

평소에 라멘이 땡길 때 한번씩 가던 그럭저럭 괜찮은 동네 라면집이 있었는데 얼마전에 가니 맛이 좀 떨어졌더군요. 아쉬워서 움직인 김에 예전에 일본에 여행왔을 때 맛있게 먹었던 아카사카 쪽에 있는 라면집에 대나무숲과 가봤습니다.
이전에 갔을 때는 오밤중에 택시로 움직여서 몰랐는데 가게 위치도 꽤 좋더군요. 아카사카 도큐엑셀 호텔에서 (마주보고) 오른쪽으로 한 10분쯤 올라가면 있었는데, 길에 사람이 하나도 없는데도 가게 안은 여전히 사람이 끊이지 않고 들어오는 곳이었습니다.
입맛이야 워낙 개인적인 것이랑 누구한테 추천하는 건 항상 조심스럽지만 일단 지금까지 먹은 일본 라멘 중에서는 저기서 먹은 게 제일 기억에 남네요.

풀 토핑 미소라멘.
여전히 맛있었지만 다음번에는 명란알은 빼고 시켜볼까 싶더군요.

주말이라 길에 사람도 거의 없고 한산한데
그래도 가게에는 손님이 꾸준히 들어오더군요.

사무실 건물들이 모여있는 곳이어서 그런지 휴일에는 길거리가 정말 한산했습니다.

길가다가 발견하고 둘 다 뒤집어지게 웃었던 건물이로군요.

자세히 보면 사진 밑에 ‘내가 사장입니다!!’라고 쓰여 있지요. 어쩌라고…-_-;
(저걸 해보고 싶어서 저 건물을 세운 게 아닐까)

4 responses

  1. 쟝가라다~ 쟝가라~ (…털썩)

    1. 리츠코

      쟝가라~

  2. Tom

    저 사장, 뭔가 입지전적인 인물로 유명한 사람 아니던가? 국내에도 소개되었던 거 같은데?

    1. 리츠코

      생각보다 유명한 곳이었던 모양이더군요. 국내에도 소개된 건 몰랐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