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작가 작품을 좋아하는 딸내미가 도서관에서 빌렸는데 나는 이 작가 작품은 천 개의 파랑 이후로는 딱 이거다 싶은 게 없어서 어땠냐고 물었더니 책에서 두 에피소드만 골라주길래 짧게 독서.
왜 남에게 상처 주려고 그런 말을 해?
천선란 ‘어떤 물질의 사랑‘ p97
엄마는 잠시 생각에 잠기더니 내 위에서 내려왔다. 그리고 내 겨드랑이 사이로 손을 넣어 일으키고는 자신과 마주 보게 했다. 헝클어진 내 머리카락을 쓸어 넘기더니 돌연 내 머리를 단단히 감싸며 말했다. 마치 잊지 말고 똑똑히 기억하라는 뜻 같았다.
사람들은 가끔 이유 없이 누군가를 미워해. 그냥 상처 주고 싶어 해. 그러니까 저 사람이 왜 나에게 상처를 주려는지 네가 생각할 필요 없어.
평소에 SF를 별로 찾아 읽지는 않는데 그래서 가끔 이렇게 취향에 맞는 이야기를 만나면 오히려 즐겁기도.
딸내미의 추천은 ‘어떤 물질의 사랑’과 ‘마지막 드라이브’였는데 두 편 다 좋았다.(이제 내 취향을 고려해 추천까지 해주고 다 키았다…) 배꼽이 없는 주인공도, 인간이 비할 수 없을만큼 진심으로 사랑을 할 수 있는 로봇의 이야기도 비현실적이라 그 감정들이 더 와닿는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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