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ince.2000.09.07

이 작가 작품을 좋아하는 딸내미가 도서관에서 빌렸는데 나는 이 작가 작품은 천 개의 파랑 이후로는 딱 이거다 싶은 게 없어서 어땠냐고 물었더니 책에서 두 에피소드만 골라주길래 짧게 독서.

왜 남에게 상처 주려고 그런 말을 해?
엄마는 잠시 생각에 잠기더니 내 위에서 내려왔다. 그리고 내 겨드랑이 사이로 손을 넣어 일으키고는 자신과 마주 보게 했다. 헝클어진 내 머리카락을 쓸어 넘기더니 돌연 내 머리를 단단히 감싸며 말했다. 마치 잊지 말고 똑똑히 기억하라는 뜻 같았다.
사람들은 가끔 이유 없이 누군가를 미워해. 그냥 상처 주고 싶어 해. 그러니까 저 사람이 왜 나에게 상처를 주려는지 네가 생각할 필요 없어. 

천선란 ‘어떤 물질의 사랑‘ p97

평소에 SF를 별로 찾아 읽지는 않는데 그래서 가끔 이렇게 취향에 맞는 이야기를 만나면 오히려 즐겁기도.

딸내미의 추천은 ‘어떤 물질의 사랑’과 ‘마지막 드라이브’였는데 두 편 다 좋았다.(이제 내 취향을 고려해 추천까지 해주고 다 키았다…) 배꼽이 없는 주인공도, 인간이 비할 수 없을만큼 진심으로 사랑을 할 수 있는 로봇의 이야기도 비현실적이라 그 감정들이 더 와닿는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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