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놉시스를 언뜻만 보고 살인범을 찾는 이야기인 줄 알고 시작했다가 예상과는 다른 장르여서 당황했으나 4부작이라 짧다보니 어찌저찌 다 봐버렸고 보고 나니 한참 머리에 들러붙어서 털어내는 기분으로 몇 줄.
같은 반 친구의 살해 용의자가 된 13세 소년.
그의 가족과 심리 상담사, 형사는 모두 같은 질문을 마주한다.
대체 무슨 일이 일어난 걸까?
1화에서는 용의자가 된 제레미가 체포에서 구금되기까지의 과정, 그 과정 속에서 가족의 반응 등등으로 이어지고
2화에서는 수사 담당한 경찰들이 제레미가 다니는 학교에 가면서 보여지는 현재의 붕괴된 교실의 모습, 그리고 어른들은 짐작도 하지 못하는 아이들의 인스타그램 언어와 관계들에 대해
3화는 제레미와 <여성> 심리상담가의 대화
4화는 제레미가 체포된 이후 제레미의 가족들(부모와 누나)의 무너진 일상
으로 구성되어 있는데 찾아보니 특이하게도 매회차 50여분을 원테이크로 찍었다고 하고 보는 사람이 불편할 만큼 훅 다가오는 긴장감은 이 방식 때문도 있을 듯.
3화와 4화 때문에 이 드라마가 머리에 오래 남을 것 같아 좀 피곤한데, 3화에서는 고작 13살인 제레미가 성인 여성조차 자신보다 약한 대상으로 인지하고 ‘위협’을 시도하는 모습에 이것이 전세계적인 문제였다는 게 아찔하고 더이상 아이들이 인터넷에서 무엇을 보고 무엇을 하는지에 대해 방치해서는 안된다는 위기감을 느꼈다.
마지막에 심리상담이 끝나고 무너지듯 울음이 터지는 모습에 여성으로서 그 기분이 너무나 바짝 다가와서 먹먹하고.
4화는 내가 아이를 키우고 있다보니 주기적으로 다가오는 고민-인간이 타고나는 천성이 몇이고 육아로 바꿀 수 있는 여지는 어느 정도인가에 대한 거친 방식의 질문이어서 힘들었다. (전세계적으로 예전의 부모는 왜 그렇게 애들을 때렸나 몰라. 영국인 아저씨가 나는 아버지한테 혁대로 맞아서 내 자식만큼은 절대 안 때리려고 했다고 하는데 한국에서 자란 내가 너무나 공감하다니… 😑 )
한편으로는 지금의 세상에서 육아는 아이를 잘 먹이고 입히고 교육시키는 것 외에도 그 아이가 내가 모르는 공간에서 무엇을 보고 있는가, 에 대한 끊임없는 확인이 엄청 중요해졌는데 사회는 아직 거기에 따라가지 못하고 있는 것 같다.
어린 나이에 어른이 보는 것들에 노출되고 SNS라는, 쉽게 서로가 서로를 공격하고 고립시킬 수 있는 시스템을 가진 이런 세상에서 이 최악의 흐름을 조금이라도 바꿀 수 있을까. 드라마를 보는 내내 그랬지만 보고 나서도 이 갑갑함이 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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