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ince.2000.09.07

주변에서 아이랑 볼만하다고 추천을 많이 받아서 넷플릭스에 올라오길 기다렸던 작품.

우선 러닝타임이 요즘 영화치고는 짧고 흐름이 간결해서 매우 좋았고(요즘 영화들 갈수록 너무 길어짐..ㅠ.ㅠ) 아이를 키우는 입장에서 이런 소재의 이야기는 정말 보기가 괴로운데 그것을 감수하면서 볼 만큼 재미있었다.
영화 속에서 촬영된 장면만으로 이야기가 끊임없이 흘러가는 걸 보면서 어느 사이엔가 우리 주변에 우리를 찍고, 찍을 수 있는 매체가 정말 많았구나 싶다. 옆사람은 영화 보고 나니 굉장히 힘든 일로 회사에 갔다 온 마냥(…) 지쳤다고…

주변에 아이 친구 엄마들과 이야기하다보면 가끔 아이는 SNS를 활발하게 이용하는데 부모가 그런 쪽으로 전혀 몰라서 아이에게 그 세계에 발을 들이기 전에 그 매체가 가지고 있는 위험성에 대해 충분히 주의를 주지 않는 경우를 보며 갑갑한 적이 있어서 그런가, 영화에서 아빠가 (극중 직업상 잘 알 수 밖에 없겠지만) 전방위로 SNS상의 딸의 행적을 쫓는 모습이 개인적으로는 묘하게 후련했다. -_-;

처음 린양이 블로그를 만들었을 때 이야기해두었던 건, ‘웹상에서 누구도 네 나이나 현재의 신분을 알지 못하도록 해야 하고’, ‘웹에 올리는 글은 일기장이 아니라 네가 만드는 하나의 미디어. 엄마아빠 뿐만이 아니라 세상 누가 봐도 상관없는 내용이어야 한다’ 였는데 이 영화를 같이 보고나니 ‘네가 웹상에서 만난 사람이 보여주는 모습이 실제의 그 사람과 다를 수도 있다’는 점도 한번 더 짚어야 할 것 같다. -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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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responses

  1. 지퍼를 내리면 허물을 벗고 나오는 17세여고생이 있다는 세상이지.

    1. Ritz

      그러네… 그러고보니 등지퍼의 역사도 참으로 유구하구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