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ince.2000.09.07

이사하면서 아주 어릴 때 보던 책들은 한번 정리했는데 5~7세 정도에 보던 것들은 이사 후 천천히 골라낼 생각으로 고스란히 가져와서 책장에 꽂아둔 상태.
5세 전에는 꾸준히 알라딘 유아서적 리스트도 체크하면서 책을 샀었는데 북스북스 신청하면서부터는 알아서 매달 책이 배달되니 그냥 거기에 집중했고(보내주는 책들도 다 괜찮은 편. 내가 혼자 고를 때는 아무래도 내 취향이 강하게 작용해서 한쪽 방향으로 몰리는 경향이 있는데 그보다 훨씬 다양하게 접할 수 있어 좋았다) 결정적으로 집앞에 도서관이 생기고 나서부터는 주로 빌려서 보고 그 중에 정말 다시 보고 싶은 책만 사서 채웠더니 요몇년간은 책이 그리 많이 늘어나지는 않았더란. 대충 뺄 것 빼고 나니 책장이 좀 한가해졌다.

이번 정리대상은 다섯살 전후로 보던 북스북스 베이스, 린양이 어린이집에서 독서수업할 때 받은 Vook 시리즈들.
특히 북스북스 베이스는 내가 아직 린양에게 책을 읽어주던 시절에 보던 것들이라 정리하다가도 문득 ‘아, 이거 혜린이가 좋아하는 이야기였는데’ 하는 기억이 새록새록해서 린양에게 다시 물어보고 좋아하는 건 남기면서 진행 중이라 속도가 더디다.

요즘에야 책은 린양이 혼자 고르고 읽는데 그렇게 스스로 골라 읽는 걸 즐기기 시작했다면 그때부터는 어떤 책을 읽는가, 하는 책 선택 자체가 ‘개인적’이고 ‘취향’에 따르는 문제라고 생각해서 크게 터치하지 않는다.
도서관에서 빌렸던 책이 아주 마음에 들거나 하면 ‘이건 사고싶다’고 어필하는데 그럴 때마다 한권씩 사서 책장에 꽂아나가는 식으로, 그렇게 혜린이의 책장은 ‘내가 채워줬던’ 공간에서 ‘스스로 아끼는 것들로만 채워나가는’ 공간이 되었으면 하는 바람.

다음번에 정리할 때는 나와 함께 공유했다기보다는 린양이 혼자 채운 것들일테니 책을 정리하면서 이런저런 감상이 드는 건 아마도 이번이 마지막이지 않을까 싶다.

ps. 책을 정리하면서 린양과 내가 의견일치하며 절대 포기할 수 없는 건 역시 올리비아!(2순위는 마녀 위니 시리즈)
저 즈음(26-7개월쯤?)에 자기 전에 올리비아 시리즈 4권인가 다섯권을 매일밤마다 한바퀴씩 정주행했더니 나중에는 마치 한글 뗀 마냥 외워 읽었더랬는데 동영상을 보니 새록새록하네.
올리비아는 나도 엄청 좋아하는 작품인데 나는 린양이 조금은 엉뚱해도 올리비아 같은 아이가 되었으면 좋겠다, 고 생각했던 적이 있었더랬지. : )
http://youtu.be/6RRctS211e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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