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ince.2000.09.07

근래 들어 ‘운전 연수를 받기는 받아야 하는데’ 상태가 길게 가고 있는데(예전에는 운전은 포기하고 그냥 생긴대로 살자 였음), 연수받을 선생님까지 주변에서 소개받아놓고 나름 준비는 다 끝냈으나 움직일 의욕 한 끗이 부족해서 매일 차일피일하다가 지난주던가, 갑자기 불쑥 마음이 동해서 일요일에 옆사람을 옆에 태우고 차에 시동을 걸어봤다.
면허 따고 차 핸들이라고는 처음 잡아본 거 같은데 그게 12년 만이더란…

이 이야기를 했더니 들은 모든 사람이 다 똑같이 물어본 게 ‘싸우지 않고 돌아왔느냐’ 였는데, 결론부터 말하자면 싸우지도 않았고(옆사람이 원래 보살임) 매우 평화롭게(?) 주차장 안을 몇바퀴 돌아보고 지상까지 올라와 동네 안쪽으로 두어바퀴 돌고 끝냈으나 다 끝내고 나니 나도 옆사람도 등에 땀이 흥건하게 긴장해서 ‘연수는 역시 돈주고 받는 걸로’ 합의를 봤다.

얼마나 운전에 대한 기억이 가물해졌는지 처음에 엑셀, 브레이크 밟는 걸 확인하면서 “어, 나는 왜 양쪽 발 다 썼던 거 같지?”라고 했더니 옆사람은 “무슨 이니셜 D의 타쿠미냐”고 했고 같은 이야기를 들은 N님은 ‘당신이 마지막으로 핸들 잡고 몬 차가 범퍼카이기 때문일 것’이라고 했는데 아무래도 이게 맞는 거 같다. -_-;

잠시 차를 몰아본 감상은, 역시 나는 운전은 아무래도 맞지 않는 것 같은데 무인운전은 아직 한참 걸리겠…지?
요츠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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