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ince.2000.09.07

어지간하면 한번 잡은 책은 꾸역꾸역 끝까지 책장은 다 넘기고 놓는 편인데 날이 더워 끈기도 줄어든건지 두 권이나 중도포기.

초중반이 엄청나게 늘어지는(추사의 일생이 좀 후반에 드라마틱한 여정이 몰려있어 그렇기도 했지만) 6백여 페이지 가까이 되는 추사 김정희 평전을 그래도 다 읽은 걸 보면 이 책들이 나랑 정말 안 맞는 거라 생각하고 싶다. -_-;

처음 읽는 여성 세계사 – 2점
케르스틴 뤼커.우테 댄셸 지음, 장혜경 옮김/어크로스

작년에 미국에 갔을 때 샀던 이 책(근데 국내판 제목이 저렇게 영문 그대로일줄 몰랐네…) 같은 장르를 원해서 샀는데 정말 죽도 밥도 아닌 역사서였다.
우선 시대 서술하는 순서도 너무 산만하고 문장도 머리에 잘 안 들어오는 데다가 제목처럼 세계사 속의 여성이라기보다는 대상을 규정할 수 없는 역사서에 요즘 잘 팔릴 거 같으니 ‘여성’을 끼워보자 하고 만든 것 같아 상술이 좀 불쾌할 정도.

연애의 행방 – 6점
히가시노 게이고 지음, 양윤옥 옮김/㈜소미미디어

도서관에서 거의 석달을 기다려 받아온 것 같은데 별로 두껍지도 않은 책이건만 너무나 일본식 연애-라고 쓰고 연애하는 사람은 마치 바람 피우는 게 당연한 듯한, 그리고 연애 못하는 사람은 주변 사람들이 착하다고 말하면서 등신 취급하는 전형적인 스토리에 질려서 3/4쯤 지점에서 마지막 결말을 보고 난 후 한층 더 정 떨어져서 남은 1/4을 마저 읽을 의욕도 없이 그대로 반납.
나오는 등장인물들이 서로서로 다 얽혀들어가는 연애물(?)이라 굳이 비교하자면 옛날옛적에 봤던 일본 드라마 중에 맨하탄 러브 스토리가 생각나긴 했다.
원래 연애물을 별로 안 좋아하긴 하는데 어쨌거나 히가시노 게이고 책 중에 완독 못한 건 처음.
이럴 거면 차라리 진짜 있는지 없는지도 모를 ** 이론 같은 걸로 범인 잡는 이야기를 써줘!(이건 내가 워낙 이런 연애물을 안 좋아하는 편이라 그런 것도 있으니 지극히 개인적인 감상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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