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크리스마스에 동네 꽃집에서 산 꽃다발에서 처음 본 꽃.
빨간 라넌큘러스를 부탁했는데 그날 꽃시장에 나온 게 없었다며 대신 넣어준 게 빨간색 버터플라이 라넌큘러스였다.
보통 라넌큘러스에 비해 송이도 작고 꽃잎수도 적어서 이름을 모르면 라넌이라고 생각 못할 정도의 모양새인데 그 다음에 그 집에서 산 꽃다발에 들어간 노란색 버터플라이 라넌이 피었던 꽃이 지는 동안 나머지 꽃망울이 끝까지 다 피어나는 게 인상적이어서 이번에는 사치하는 기분으로 인터넷에서 버터플라이 라넌만 따로 한 다발 사봤다.
보통 노란색/빨간색/핑크색/흰색을 주로 파는데 노란색과 빨간색은 봤으니 지금까지 못 본 걸로 주문한다고 핑크색으로 골랐더니 빨간색이나 노란색보다는 매력이 덜해서 좀 아쉽다.(어쩐지 후기 사진에 유난히 노란색 사진이 많더라…)
생각해보니 이름인 버터플라이와 가장 어울리는 건 역시 노란색이 아닐까.
어떤 꽃인지 궁금해서 버터플라이 라넌큘러스를 검색하니 신기할 정도로 정보가 거의 없어서 찾고 찾다가 몇 가지 알게 된 건
비교적 최근에 나온 새로운 품종으로
일본의 육종가 Aya Engei가 절화용으로 만들었고
꽃잎에서 윤기가 나고 반짝이며 절화의 수명이 긴 것이 특징이라고.
일본 육종이라 일본 라넌큘러스, 홑꽃 라넌큘러스라고도 불린다는데 일단 육종가가 붙인 이름이 버터플라이 라넌큘러스로 내가 산 핑크색은 아리아드네, 노란색은 피탈로스, 빨간색은 하데스, 이런 식으로 색에 따라 다 다르게 부르는 모양.
시간이 지날수록 꽃잎이 팔락팔락 펼쳐지는데 버터플라이라는 이름이랑 썩 잘 어울린다.
육종가 홈페이지에 가보니 내가 본 버터플라이 라넌큘러스 말고도 색이 엄청 다양하다.(그리고 이름들도 대단히… 웅장하다. 헬리오스, 아르테미스, 사티로스….)
핑크색 버터플라이 라넌은 노란색보다 번들거리는 질감이 훨씬 강해서(노란색은 가까이서 봐야 약간 반짝거리는 정도임) 약간 촌스러운가? 했는데
좀 떨어져서 보니 번들거리는 질감 때문인지 오히려 묘하게 생화가 아닌 한 폭의 그림 같은? 매력있어서 나름 만족.
꽃집에서 저 조합으로 꽃다발을 만들면 보름은 족히 볼 수 있을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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