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임라인에 회자되는 서울대생의 글을 보고있자니…
(사실 그 글이 ‘진짜’ 서울대생의 글이든 아니든 그게 크게 중요한가 싶다. ‘서울대생’이 저런 생각을 하다니, 라니… 과거에는 어땠는지 모르겠지만 근래의 입시제도를 보고 있으면 서울대에 간 학생이 넓고 깊은 식견을 가지고 있으리라는 기대감은 그다지 높지 않아… )
린양 키우면서 이런저런 엄마들을 만나다보면 (내가 정말 사람들과 접점이 적은 편인데도) 생각보다 많은 사람들이 애가 ‘군소리 없이 학원 다니고 학원 숙제 곱게 해가면’ 그 외의 부분에 얼마나 관심이 없는지, 더불어 ‘학원 레벨이 잘 나오면’ 혹은 자기 생각에도 애 학원 스케줄이 혹독하다 싶으면 그에 비례해 기준 없이 관대해지는지 너무 자주 봐와서 그런가, 나는 그 글이 한심하고 걱정되지만 놀랍지는 않더라.
우리 모두 뱃속에서부터 다 알고 태어날 리 없고 끊임없이 모르는 것들을 배워 나가야 하는데 의외로 인간은 공부 외의 모든 건 다 기본 탑재한 채로 태어난다고 생각하는지, 혹은 자연발생설 마냥 나이를 먹으면 자동으로 개념이 탑재가 되는 시스템이라도 있다고 믿는건지, 아이가 예의없는 행동을 하거나 주변과 트러블이 생겼을 때 그 상황만 일단 넘기려고 눙치면서 ‘크면 알게 될 것’이라고 말하는 사람을 너무 많이 봤다.
아이를 키우면서 이런저런 일을 보고 겪는 중이라 그런가, 나는 저런 글을 보면 저 사람보다는 자꾸 저 사람을 저렇게 키운 부모에게 먼저 화살이 간다.
얼마전 알쓸범잡에 오은영 박사가 나와서
“다 큰 어른은 잘 바뀌지 않는다. 지금부터 아이들을 잘 가르치면 20년 쯤 후에는 더 좋은 세상이 올 것이다.
아이들에게 사람을 대하는 태도와 사람을 바라보는 방식을 가르쳐야 한다.
바깥 세상으로부터 나를 지키고 부당한 것에 항의할 수 있게 하는 정상적 공격성─내면의 힘의 균형을 유지하는 법을 배워야 한다.”
라고 이야기하는 걸 들으며, 린양 키우면서 주변에서 종종 보는 오로지 교육에만 집중된 육아에 혀를 내둘렀었는데 나이 터울 있는 둘째를 키우는 엄마들 말로는 아래로 내려갈수록 그 분위기는 더 심하더라고 하니 이대로라면 20년 쯤 후의 세상이 과연 지금보다 나을까 싶다.
지금 육아를 하는 사람들이 ‘좋은 대학’, ‘좋은 성적’의 인간 육성에서 벗어나서 ‘좋은 사람’으로 키우는 쪽으로 방향이 바뀌지 않는다면, 앞으로도 상황은 그리 좋아질 리도 없고 저런 글은 아마 더 쉽게 볼 수 있을 것 같아 좀 우울하다.
그리고 생각은 다시 원점으로 돌아와 나나 잘하자.
나는 내 아이를 잘 키우고 있는가.
어떻게 해야 나는 나의 아이를 ‘잘’ 키울 수 있을까.
내 마음 속에 ‘잘 자란’ 나의 아이는 어떤 모습인 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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