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alhashi님이 조지 맥케이가 나오는 전쟁 영화가 또 있다는 이야기를 하셔서 찾아보니─그러고보니 왠지 저 시절 배경의 영국 영화 보다보면 어느 여인네 펜던트 안에 흑백 사진으로 들어가 있을 것 같은 인상─ 넷플릭스 오리지널 영화로, 대략 ‘다키스트 아워’ 앞 순서 정도겠다.
히틀러는 전쟁의 야욕에 불타고 있었으나 1차 대전이 끝난 후라 주변 열강들이 더 이상 전쟁을 하고 싶지 않은 상황이었고, 당시 영국의 총리였던 네빌 체임벌린은 가능한 한 전쟁으로 가지 않기 위해 긴 협상 끝에 결국 주데텐란트를 양보한다. 그리고 회담 다음날 영국에 돌아온 체임벌린은 런던 시민들 앞에서 히틀러와의 협정으로 ‘우리 시대를 위한 평화'(peace for our time)를 지켜냈다고 연설하지만, 6개월 후 독일은 체코슬로바키아를 완전병합하여 협정을 파기했고, 1939년 9월에는 폴란드까지 침공하여 결국 제2차 세계 대전은 발발한다.
체임벌린은 저 협상 때문에 지금도 영국에서는 최악의 총리도 꼽히는 모양인데, 영화를 보고 있으면 갑갑하긴 하지만 당시에 저 사람이 선택할 수 있는 사안이 그 외에 무엇이 있었을까, 하는 생각도 든다. 히틀러의 제안을 거절하고 다시 전쟁을 시작할 수도 있었겠지만 정상적인 인간이라면 이미 1차 대전으로 그렇게 수많은 사람이 죽어나간 상황에 가능하면 그 선택지는 피하고 싶었을 것 같다.
이 ‘전쟁의 문턱에서’와 ‘다키스트 아워’를 보다보면 체임벌린은 히틀러가 얼마나 미친 인간인지 절대 모를 사람이었고 처칠은 히틀러가 미친 만큼 비슷하게 미친 인간이었지 않나 싶다.(미친 놈한테는 똑같이 미친 놈이 약이었던 게지…)
전쟁 영화라기보다는 제목 그대로 전쟁의 ‘문턱’에서 두 주인공들이 어떻게든 히틀러의 속내를 알려 최악의 상황을 피해보려 서류 하나 들고 양쪽으로 이리저리 움직이는 첩보물에 더 가까운데 스파이들이 어째 좀 전문성이 떨어져서 그 어설픔에 오히려 상황이 더 절박해 보인다.
다 보고나니 유난히 이 영화는 지금의 현실을 생각하게 만든다.
대부분의 우리는 전쟁을 원하지 않으나 지금도 멀지 않은 곳에는 자신이 필요한 것을 얻기 위해서는 전쟁도 서슴치 않는 존재가 있고 어떻게 해야 이번에는 저 문턱을 넘지 않고 되돌아올 수 있을까.
모든 선거는 중요하지만 이번 선거는 타이밍 상 정말 중요한 선거가 되어버렸다.(하필…)
역사는 반복되지만 인간은 매번 같은 실수를 반복해왔고 이번에는 적어도 그런 일이 없기를 바랄 뿐.
원래는 ‘내 친구 안네 프랑크’를 보려고 했는데 어느새 내 딸과 비슷한 나이가 되어버린 주인공의 이야기가 너무 괴로워서 보다 관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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